남자 혼자 살다 보면 알게 모르게 방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분명 잘 씻고, 옷도 잘 빨고, 잘 말리고, 설거지 한 후에 냄새가 안 나게 뒷정리를 잘 한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나란 사람이 이렇게 더러운가 하는 자괴감이 들 때가 있긴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갖은 수를 동원해도 냄새가 난다면, 그 냄새를 흡수하는 무언가 조치를 하든가 아니면 냄새를 덮을 수 있는 조치를 하는 수밖에요.
그래서 저는 냄새를 덮기로 했습니다. 냄새를 덮기 위한 아이템으로 디퓨저를 이것저것 알아 보다가 코코도르 제품의 평이 좋아서 하나 사 보았지요. 근데 하나가 아니라 1+1로 두 박스가 왔더군요. -0-;;; 일단 변질되는 거 아니고, 향이 좋으면 연속해서 쓸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은 박스 하나를 뜯어 보았습니다.
박스는 검은색으로 꽤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회색 스티커로 밀봉은 되어 있지만 접착력이 약해서 그냥 스윽 하고 뜯어집니다. 떼었다가 다시 붙여도 전혀 모를 만큼 접착력이 약한 편이어서 조금은 실망스러웠습니다. 근데 박스와 스티커는 그냥 부수적인 거죠. 아무리 좋은 박스와 스티커로 포장을 했더라도 제품 자체가 값어치를 못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박스를 열어 보니 고정지지대가 들어 있습니다. X 자 모양으로 되어 있는 건 아니고, 한 방향으로만 되어 있는데, 병이 흔들리는 것도 막아 주고, 박스가 찌그러지는 것도 지지해 주는 역할을 하는 모양입니다. 또 위아래로 뒤집어졌을 때도 병이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깨지는 것도 막을 수 있는 다목적의 종이 지지대입니다. 아이디어가 좋네요. 괜히 스폰지나 스티로폼 같은 걸로 넣어 놨으면 환경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을 테니까요. 이건 꽤 좋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아이디어 하나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면 당연히 그리 해야지요.
한 박스에는 2개의 용기가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 5개씩 꽂을 수 있는 스틱이 들어 있습니다. 스틱은 디퓨저가 스며들어서 발향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많이 꽂으면 당연히 발향도 좋아집니다. 다만, 많이 꽂을수록 발향이 강해지는 만큼 금방 날아가서 수명이 짧아집니다. 좁은 공간에서는 1~2개, 3~6평의 공간 정도에서는 3~5개를 꽂으면 됩니다.
디퓨저는 스틱을 꽂을 수 있게 구멍이 뚫려 있는 플라스틱 뚜껑과 그 안에 병입구를 완전히 막고 있는 뚜껑이 있습니다. 이 뚜껑을 제거해야 스틱을 꽂을 수 있는 거죠. 근데 이게 엄청 따기가 어렵습니다. 자칫 병을 잡고 힘을 줘서 뜯어내다 보면 병이 자빠지거나 손에서 미끄러지면서 안에 든 방향제가 엎지러질 수도 있거든요. 조심스럽게 따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칼의 뒷날(앞날은 안 됩니다, 다쳐요) 또는 가위의 한 날 정도면 유리병과 뚜껑 사이에 집어 넣어서 뽑아낼 수 있을 듯합니다. 저는 가위를 썼습니다. 칼은 무서워서요.
말했다시피 엄청 강한 힘을 써야 막고 있는 뚜껑을 떼어낼 수 있습니다. 저도 자칫 엎지를 뻔해서 윗사진에는 없는 공깃방울이 생긴 거 보이시죠? 이거는 좀 조심해야 합니다.
향은 화이트자스민입니다. 코코도르 제품은 다양한 향을 지닌 디퓨저를 출시하고 있는데, 제품 이름이 화이트 자스민, 소프트 코튼, 에이프릴 프레시 같은 영어 이름 일색이라 외국제품인가 했는데, '양재동 꽃시장' 향이 있더군요. 이거는 무슨 향이지? 싶긴 했지만 차마 사진 못하고 가장 만만한 자스민 향으로 사게 됐습니다. 양재동 꽃시장을 제품명으로 한 걸 보면 분명 국산 제품인가 봅니다.
제품 정보를 찾아 보니 국산 제품이 맞고요. 비건 원료와 곡물발효 주정을 사용해서 각종 인증을 통과했고, 유해물질 검사, 안전성 검사도 통과했다고 하니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제가 비염이 있어서 합성향료에는 코가 자주 막히고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데 코코도르 제품을 쓰면서는 그것 때문에 코가 더 막히거나 콧물이 나는 경험은 하지 못했습니다.
향은 굉장히 은은하고 좋습니다. 저는 한 병은 스틱 2개를 꽂아서 현관과 중문 사이의 신발장 공간에 하나를 두고, 한 병은 스틱 5개를 모두 꽂아서 방 책상 위에 올려 놨습니다. 처음에 안 좋은 냄새가 나던 방에서 사흘 정도만에 좋은 향이 난다는 소리를 듣기 시작했고, 일주일이 지나니 기존에 방에서 나던 냄새를 모두 덮고 어지간히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도 잔향이 남아 있어서 나갔다가 들어오면 좋은 향이 코끝을 간지럽힙니다. 굉장히 기분이 좋은 향이에요.
남자 혼자 산다고 퀴퀴한 냄새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비사지 않은 만큼 디퓨저 하나 정도는 장만하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친구도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서 놀러 올 때마다 자스민향에 기분 좋아라 합니다. 가격대비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아이템인 거 같아요. 다음에도 코코도르 제품으로 장만을 해 보려 합니다. 그 때는 양재동 꽃시장 향을 사 볼까 싶기도 하고요.^^;
여러분도 방에 디퓨저 하나씩 놔 보세요~ 기분이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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