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에는 눈이 참 많이 왔습니다. 설 연휴에서부터 시작된 겨울 눈은 2월 중순까지 꽤 많이 내렸습니다. 1월 17일 저에게 온 새 차량은 인생을 시작하자마자 험난한 시간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출고 한 달이 채 안 된 2월 13일, 지난 한 달 간의 묵은 눈 때를 벗겨낼 겸 사무실 근처의 손세차장을 알아 보았습니다.
다행히 몇 군데 세차장이 눈에 띄었는데, 그 중 오가면서 자주 보기도 했고, 네이버의 후기 평점도 좋은 망우동의 혜성착한손세차장을 가기로 결정하여 방문했습니다.
며칠 더 버텨서 한 달을 채울까도 고민을 했었는데 아침 출근길에 전방 카메라가 가려져서 작동이 안 되어 전방 충돌 보조 시스템이 동작하지 않는다는 경고를 띄우길래 더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 싶어서 급히 정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차 상태는 이렇습니다.
전방, 측방, 후방 할 것 없이 매우 더럽습니다. 한 달 동안 눈밭을 뚫고 1400km를 달렸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겁니다. 특히 설 연휴에 내린 눈은 정말 무시무시했었으니까요. 첫 세차인 만큼 사진을 미리 찍어 놓았습니다.
첫 세차 과정은 약품 살포였습니다. 정확한 성분은 알 수 없지만 한 바퀴 삥 돌면서 약품이 든 스프레이를 뿌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바로 물로 먼저 샤워를 시켜 주었는데 온수도 아니고 한겨울(따뜻해졌다곤 해도 영하1도에서 영상1도 사이)에 냉수로 뿌려 주는 것이 좀 의아하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겨울에 온수를 틀면 비용이 많이 나올 테니까요. 깨끗하기만 하면 저렴한 비용이 더욱 메리트가 될 겁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일단 양손에 거품을 잔뜩 낸 수세미를 들고선 왼쪽 손은 상단에, 오른쪽 손은 하단을 계속 문지릅니다. 눈을 많이 맞았고, 영하 15도 이하의 온도가 꽤 오래 지속이 되었기 때문에 차량 하단에는 단순한 먼지 외에 제법 굵은 모래나 이물질이 묻어 있을 게 분명히 예상됨에도 문짝 하단부부터 상단부까지 한 번의 폼 교체나 타올 세척 과정 없이 전체를 돌려 버리시더군요.
왼쪽에 든 타올은 창문과 A,B,C필러 쪽을, 오른쪽에 든 것으로는 문짝 이하 전역을 커버하면서 양손으로 부지런히 세척 중이십니다. 근데 어떻게 단 한 번도 거품을 추가로 묻히지 않고 한 번에 차량 전체를 세척할 수 있는지 저는 당최 이해를 못했습니다. 그래도 전문가이시니 그러겠지 싶어서 그냥 보고만 있었습니다.
외관 세척은 5분도 채 걸리지 않게 금방 끝이 났습니다. 사진 찍힌 시간을 기준으로 오후 1시 44분 시작하여, 오후 1시 48분 물뿌리는 걸로 끝이 났으니 세척은 2,3분 만에 끝난 겁니다. 뭐 깨끗하기만 하면 시간은 무슨 관계겠습니까만....여기서부터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차량 내부는 두 분이서 열심히 해 주시긴 했습니다만.... 출고 한 달도 안 된 차의 내부가 더러워 봐야 얼마나 더럽겠습니까. 그래서 내부 세차에 대해서는 그냥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세차 후 외관 상태입니다. 일단 차량 물기가 제대로 닦이지 않아 번호판 좌측에 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얼룩지겠죠.
왼쪽 사이드미러 입니다. 사진 상 태양을 기준으로 바깥쪽으로 얼룩? 자국? 같은 게 그대로 대각선으로 남아 있는 것을 사이드미러에 비친 핸드폰 위로 보입니다.
본넷 위쪽으로는 물 자국이 이미 만들어져 있고요. 물 건조가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건 그냥 웃으며 넘길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아니지요 이런 건. 진짜 심각한 건 다음입니다.
차량에 강한 스크래치가 났습니다. 같은 방향으로 간격을 두고 쭈욱 긁힌 자국, 이건 좀 심각하지 않습니까? 그래도 이런 건 컴파운드로 문대면 어느 정도 복구가 되긴 할 것 같습니다.
진짜 문제는 여기입니다. 이건 좀 심각해서 컴파운드로는 안 될 것 같은 강한 상처가 남았습니다. 이렇게 크고 길게 스크래치가 난 건 아마도 굵은 모래나 돌가루 같은 것이 묻어있다가 그대로 함께 문질러진 것 외에는 설명이 안 되는 정도의 스크래치입니다.
그렇다고 깨끗하게 세차가 된 것도 아닙니다. 유리창에는 이런 얼룩이 그대로 남아있었고, 유리와 맞닿는 부분에도 얼룩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이러면 기계세차랑 뭐가 다른가 싶고, 오히려 기계세차가 나을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내부 세차하시던 분께 사진을 찍으며 이 스크래치는 뭐고, 이 물찌꺼기는 뭐냐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본인들의 작업에서는 이런 스크래치는 절대 발생할 수가 없고, 물찌꺼기는 지하수가 떨어진 거라서 안 닦인다는 겁니다. 물찌꺼기가 저 부분에만 지하수를 때려 맞은 거군요. 스크래치는 절대 발생할 수가 없는데 제가 자해공갈을 한 거군요. 그러면서 스크래치난 부분을 걸레로 계속 닦아내시는 겁니다. 아마도 스크래치가 아니라 뭔가 묻어 있는 건데 덜 닦인 거라고 주장하고 싶으셨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파인 것과 묻은 것을 구분 못하는 바보는 아니라서요.
하지만 아무 소리 안 하고 그냥 왔습니다. 본인들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 분들에게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손님으로 가서 불청객으로 돌아오는 기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영 아니더군요.
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 앉았는데 세차하자마자 생긴 물자국이 앞유리에 남아 있는 걸 보았습니다. 세차하자마자 워셔액 뿌릴 뻔했습니다. 하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네, 아무도 안 보겠지만 그냥 리뷰로 후기 하나 남기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사무실에 돌아와서 네이버지도에 후기를 남겼습니다. 이런 거 답변은 또 빨리 달아 주시네요. 스크래치는 광택으로, 지하수는 약품으로 복원을 시켜 주시겠답니다. 그래서 저도 추가했습니다. 두 번 다시 안 가겠다고.
가격은 현금가 4만원, 카드가 4만4천원입니다. 아직도 이런 곳이 있군요. 아주 골고루 하십니다. 탈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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