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3를 이용한 지 벌써 6개월이 넘었습니다. 전기차는 구입할 때 비용이 높은 편이지만 전비가 좋아서 유지비로 가솔린 차량과의 비용 차이를 서서히 줄여 나가는 편이죠. 애초부터 구입 가격이 높기 때문에 '전기차 유지비' 문제는 언제나 인터넷 상에서 논쟁의 여지가 많은 부분입니다.
근데 이미 저는 전기차를 장기렌트로 사용중에 있으니 구입 가격은 저에게 의미가 없고, 매달 나가는 비용(월 렌트비+전기료)만으로 비용을 측정하겠습니다.
저는 한 달에 렌트 요금을 월 564,700원을 냅니다. 무보증, 무선납 기준입니다. 초기 비용을 0원으로 해서 납입하다 보니 월 납입료가 높은 편이긴 합니다. 처음 가입할 때 166만원의 최초 구입 캐시백이 있어서 그걸 48개월로 나누면 매달 34,583원을 먼저 할인 받은 것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가 롯데카드로 매달 결제하고 있는데 50만원 이상 실적으로 쌓으면 15,000원씩 캐시백이 되기 때문에 아무런 추가 결제를 하지 않아도 15,000원의 할인을 받고 있는 셈이 됩니다. 따라서 저는 실제 매달 렌트비를 515,117원씩 내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제가 전기차가 아닌 가솔린 차량을 같은 조건으로 같은 곳에서 렌트를 한 걸 계산해 보겠습니다. 비슷한 급으로 같은 회사의 셀토스가 있겠네요. 물론 셀토스보다 EV3가 기본 기능도 더 많고 실내도 고급스럽다고는 하지만 그런 것까지 계산하지는 않겠습니다. 셀토스 2.0 트렌디 트림에 제 EV3에 포함된 것과 유사한 옵션으로 내비게이션, 컨비니언스, 드라이브와이즈를 추가하니 같은 롯데렌터카에서 481,290원이 나오는군요. 86만원의 최초 구입 캐시백이 있어서 그걸 48개월로 나누면 월 17,500원의 할인이 되는 셈이고, 역시 롯데카드에서 약 19,000원 정도 추가로 실적을 쌓으면 역시 15,000원의 캐시백이 있기 때문에 그걸 빼고 계산하면 14,438원 가량의 캐시백을 받고 있다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계산을 마치면 매달 449,352원입니다.
왜 같은 곳에서 같은 조건으로 결제를 했는데 캐시백 금액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인가 하는 건 차량 가격의 3%를 캐시백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EV3는 차량 가액이 거의 5천만원이 넘고, 셀토스는 그 절반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캐시백 금액도 거의 두 배가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단순 계산으로는 약 65,765원 정도를 더 부담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비싼 것인가, 호구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 더 알아 보겠습니다. 자동차는 빌려서 세워 놓는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주행을 해야죠. 주행을 하는데 있어 한 차량은 전기를, 다른 차량은 가솔린(휘발유)를 사용합니다.
저는 신한카드의 EVerywhere 카드와 KB카드의 에버온 카드를 쓰고 있습니다. 신한카드의 EVerywhere 카드는 월 40만원 사용 시 충전요금의 30%(한도 15,000원), 월 80만원 사용 시 충전요금의 50%(한도 20,000원) 할인이 되며, 무이자할부 여부와 상관없이 그냥 사용하기만 하면 실적으로 인정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기존에 쓰던 카드 사용을 줄이고 신한카드로 거의 전부 먼저 결제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에버온 KB카드는 사용실적 40만원 이상이면 에버온 충전요금의 40%(KB카드 기본 20%+에버온 할인 20%)를 할인해 줍니다. 무이자 할부 및 일부 무이자, 선할인 받은 결제 등은 실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신한카드에 비해 실적 인정 비율이 낮은 건 흠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카드는 최소 실적인 40만원만 넘겨서 보조 충전 카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에버온 KB카드를 사용하게 된 건 아파트 주차장에 에버온 충전기가 기본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에버온 충전 단가가 썩 그리 낮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40~50%의 할인을 받으면 꽤 쏠쏠합니다.
반면 휘발유 주유 할인 카드는 기껏해야 10%, 혹은 많이 해 줘도 120원/리터 정도입니다. 최대 50%까지 할인이 되는 충전 카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 최대 할인폭을 받아 봐도 미미한 편입니다.
지난 6개월 동안의 충전 날짜와 충전량입니다. 충전 금액이 최저 89원까지 내려간 건 에버온 심야 할인+카드 할인이 동시 적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제 성격상 급속 충전을 하기보다는 어디 가기 전에 미리 충전하는 편이어서 6개월 내내 완속 충전만 했습니다. 처음 차를 받았을 때의 주행 거리가 55km 였고, 배터리가 21% 정도 남았었는데요. 6개월 누적 충전 금액은 167,343원입니다.
그리고 6개월 주행 거리는 총 8,318-55=8,263km 입니다. 8,263km, 월 평균 1,377km를 주행하여 월 27,890원을 충전요금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그 외의 소모품 비용은 따로 없었습니다. (에어컨필터는 아직 교환주기가 안 되었고, 와이퍼는 8,000km 때 교환하려 하였으나 10,000km까지 그대로 사용해도 되겠다 싶어서 유지중입니다.)
만약 같은 거리를 가솔린 차량으로 달렸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대략적인 계산을 해 봤습니다. 기아 셀토스의 시내 연비는 12km/L, 고속 연비는 15km/L 정도입니다. 그러나 저는 굉장히 부드럽게 연비운전을 하는 편이어서 이것보다는 분명 잘 나올 겁니다. 그래서 그냥 평균 연비를 15km/L로 단순 계산하겠습니다.
제가 거주중인 노원구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697원(오피넷 기준)입니다. 카드 할인을 통해 주유비를 리터당 10% 할인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리터당 1,527원이고, 8,263km를 리터당 15km의 연비로 주행했다면 550.8L를 주유했을 겁니다. 그렇다면 총 841,173원이 주유비로 나갔겠네요. 월 140,195원입니다. 기본적인 렌트비는 저렴하지만 주유비에서 월 11만원 이상의 차액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기타 유지비로 월 8000km 정도 달리면 엔진오일의 교환도 필요한 부분인데 그것은 아예 넣지 않겠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비슷한 급의 차량을 놓고 비교했을 때 전기차는 직접 구매하는 것보다 장기렌트를 이용하면 그 자체로 이익입니다. 계약시 연 주행거리를 20,000km로 했는데 그 계약 거리대로 모두 달렸다면 주유비의 차이는 더욱 심하게 벌어졌을 겁니다.
지난 6개월 EV3를 운행하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아직 3년 반이나 남은 계약 기간 동안 마음이 어떻게 바뀔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은 합격점을 주고 싶습니다. 4년 뒤에도, 또 그 4년 뒤에도 저는 계속 전기차만 운행을 할 것 같습니다. 제 6개월 사용기가 전기차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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