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기기

AAC코덱에선 1등 무선 사운드 드비알레 제미니2(Devialet Gemini 2) - Part 2

그리피스의꿈 2024. 3. 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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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드비알레 제미니2의 패키지와 제품 자체에 대해서 알아 봤습니다. 가격대가 무색할 만큼 소박한 패키지가 오히려 제품에 대한 기대를 키우게 하는 이유가 된 제품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앱과 음질에 대해서 알아 보겠습니다.

 
 
 
 

 

드비알레 앱을 설치하면 자동으로 제미니2의 기기를 찾습니다. 설정의 블루투스 항목에는 'Devialet Gemini II'로 뜹니다. 제품을 연결하자마자 앱에서 업데이트를 하라고 하네요. 업데이트는 이어버즈와 본체의 펌웨어 별로 업데이트가 되며 다른 기기에 비해서 비교적 자주 업데이트가 되고 있습니다. 좋게 보면 제품 지원이 좋은 것이고, 나쁘게 보면 제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이겠지요. 저는 지원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펌웨어 업데이트는 버그 수정 뿐만 아니라 기능도 향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업데이트 내용을 보면 자잘한 호환성 버그 수정에 더해 본체의 이어버즈 감지 기능 향상, 이어버즈 배터리 소진 시 셧다운 개선, 스태바이 세팅 개선, 미세 조정 가능한 사운드 렌더링, 투명도(주변소리 듣기 기능) 향상 등의 기능적인 향상도 이루어졌습니다. 

 

앱에 연결하면 본체와 좌우 배터리 잔량을 각각 볼 수 있습니다. 기존 제미니1의 가장 큰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졌던 것이 좌우 배터리 불균형 문제였습니다. 좌우 편차가 10%, 15%씩 나는 문제가 있어서 사용성에 있어서 큰 제약을 주었고, 사용자에게도 불만사항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제품을 받자마자 음악을 들으면서 배터리 잔량을 테스트 해 봤습니다.

약 3시간 조금 안 되는 시간 동안 테스트를 해 본 결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좌우 편차가 없이 똑같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물론 우연일 수도 있고, 한 번 뿐일 수도 있겠으나 전작에 비해 배터리 관리는 확실히 잘 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일주일 정도 되는 실사용시에도 배터리 좌우 편차가 4% 이상 벌어진 적은 없었던 만큼 한쪽 배터리만 과하게 닳는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이퀄라이저는 6밴드짜리입니다. 저는 기본값인 플랫 모드로 쓰고 있지만, 베이스를 강조하거나 고음을 강조하는 등의 커스텀이 가능합니다. 저는 치찰음 영역이 귀에 살짝살짝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 나중에라도 8KHz 영역을 다소 낮추는 방식으로 조절해 볼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만,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대단히 만족스런 소리를 들려 주고 있어서 만족합니다. 베이스와 보컬 영역은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보컬 영역을 강조하는 늇/팟캐스트 모드나 저음역대를 보강하는 베이스 모드로 바꿀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기본값이라곤 해도 충분히 펀사운드를 제공합니다.

드비알레 앱에는 좌우 밸런스를 조절할 수 있는 모드가 있습니다. 우리가 청력이 좌우 동일할 걸로 지레짐작하지만 실제로 많은 분들이 좌우 청력이 다릅니다. 그래서 이어폰을 꽂았을 때 한쪽 소리가 작거나 멀게 들리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 이어폰의 문제가 아니라 청력의 문제일 가능성이 많은데, 앱에서 좌우 밸런스를 조절해 줌으로써 어느 정도는 보정이 가능합니다. 앞으로 모든 음향기기 업체에서 이런 기능을 탑재해 주면 좋겠습니다.

 

앱에는 사실 특별한 기능은 없습니다만, 터치컨트롤을 활성화하거나 비활성화 할 수 있어 터치 패널의 오동작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방지할 수 있으며, 탭 방식에 따른 명령어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저는 터치 컨트롤을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비활성화 시켜 놓는 편입니다. 그래도 터치컨트롤을 자주 쓰시는 분들에게는 유용한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화를 받을 때는 터치패널을 두 번 터치해 주고, 끊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신거부 때는 터치패널을 길게 눌러 주면 됩니다.  그리고 이어폰의 정착용 화면을 볼 수 있는데 전화 수신과 정착용은 애니메이션으로 보여 주어 명시성을 높여 줍니다.

여기까지가 앱의 화면이고, 남은 부분은 제품의 시리얼번호와 업데이트 정도입니다. 앱이 참.... 소박합니다.

 

음질과 음색

이제부터는 제품의 음질과 음색을 알아 보겠습니다. 제미니2의 음질은 정말 좋습니다. 18KHz~20KHz 영역을 전송하지 못하는 AAC 코덱만 지원하는데 음질이 좋다고? 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네, 정말 좋습니다." 제미니2가 전송하지 못하는 영역은 사실 멜로디의 영역이라기보다는 공간감을 더해 주는 샤~~~한 소리를 얹어 주는 정도이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고주파 영역대의 소리를 듣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40대부터는 지원해도 사실 듣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음질을 논할 때 어느 정도의 고주파 영역을 재생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 가청주파수 범위 내에서 제대로 소리를 구현해 내는가와 잡소리가 끼지는 않는가와 같은 부분으로 평가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18KHz 이상의 영역을 듣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그렇다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18KHz 이상 재생이 가능한 LDAC 지원하는 10만원 짜리 이어폰/헤드폰보다 제미니2의 해상력은 탁월한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일단 저음의 해상력이 월등합니다. 제미니2의 소리는 저음이 과하다 싶을 만큼 첫인상이 강렬한데, 저음의 양이 단순히 부~~하게 많은 것이 아니라 빠른 응답력과 뛰어난 다이내믹을 바탕으로 뭉개지지 않으면서도 덩치가 큰 저음을 들려 줍니다. 보급형 제품들의 경우 저음의 양은 많을지라도 뭉툭하게 들려서 빠른 더블 킥 베이스 드럼이 명확하게 들리지 않고 '두우우우우우' 하는 식으로 소리의 구분이 불명확한 편입니다. 제미니2는 같은 볼룸의 소리를 들어도 저음의 구분감이 확실합니다.

 

이 그림은 이해를 돕기 위해서 대충 그려 본 겁니다. 저 회색의 타원형을 드럼 소리의 파형이라고 하면 저가형 음향기기의 경우는 소리의 고저차가 크지 않아(그만큼 반응이 느려서) 소리의 구분감이 명확치 않지만, 제미니2의 경우는 반응이 빨라 소리의 구분감이 명확할 뿐더러 소리가 더 극적으로 들립니다. 같은 크기의 저음역이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다이나믹 레인지가 넓은 기기가 더 좋은 소리를 들려 주는 만큼 제미니2의 소리가 그런 이유로 해상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고 음질이 좋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저음역이 강조되는 EDM, 힙합 계열의 노래에서는 고가의 헤드폰에서나 들을 수 있는 덩어리 큰 저역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음악을 듣다가 이어폰을 뺄 때 저도 모르게 헤드폰을 잡듯이 손을 크게 벌려서 귀로 가져간 적이 있을 정도로 이어폰보다는 헤드폰에 가까운 소리를 만들어 주는 편입니다.

 

테스트곡

 

Lisa "Money"

리사의 Money는 시작하자마자 어마어마하게 덩치가 큰 저음의 베이스 소리가 귀를 자극하는 곡입니다. 저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기기에서는 이 때의 사운드가 빈약하게 들리는데, 제미니2에서는 그 덩치가 어느 무선 이어폰보다 더 풍성하게 들립니다. 소리라기보다 진동에 가까울 정도의 낮은 영역대의 소리가 귀를 간지럽히며 특유의 다이나믹으로 인해 거대한 스피커 사운드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젠하이저 모멘텀 트루와이어리스3(MTW3)나 모멘텀4의 사운드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보컬이 뒤로 물러나지 않아서 리사 특유의 카랑카랑한 보컬과 래핑이 귀에 정확히 때려 박히는 느낌이 듭니다. 사운드 전체가 매우 풍성하기 때문에 제미니2를 구입하실 분들은 구입 전 갖고 계신 이어폰/헤드폰에서 먼저 충분히 들어 보신 후에 제미니2로 바꿔서 비교청취 해 보시길 적극 추천드립니다. 도저히 같은 음악이라고 느끼기 힘든 극강의 저역 맛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Alan Walker "The Drum"

EDM으로 유명한 Alan Walker 곡 중에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인기가 있을 걸로 저 혼자 추측하고 있는 The Drum을 들어 봤습니다. 이 노래 역시 여성 보컬이고, 제목 그대로의 드럼 사운드가 인상적인 곡입니다. 다소 나른하면서 청아한 보컬 밑으로 깔리는 강력한 드럼 사운드가 이 노래의 핵심 포인트인데, 전형적인 펀 사운드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0:40초 구간에서 시작하는 드럼 비트는 몇 번이고 되돌려서 듣게 되는 마성이 있네요. 보컬이 묻히지 않으면서 이렇게 극저음의 맛을 살릴 수 있다는 게 제미니2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David Guetta "Titanium (Feat.Sia)"

Sia가 노래하는 David Guetta의 Titanium은 0:30초 부분부터 시작하는 베이스 드럼이 아니라 0:16초 부분에서 시작하는 스네이 드럼 사운드가 더 인상적인 곡입니다. 물론 이 노래에서도 베이스 드럼의 깊은 소리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만, 이 노래에서는 정말 쫀쫀하게 탄력적인 스네이 드럼 사운드가 시작부터 귀를 즐겁게 해 줍니다. Sia의 나른한 보컬도 귀에 착 감기고요. 다만 스네어,베이스 드럼이 사라지는 구간에서 이펙트가 들어간 Sia의 보컬과 신디사운저 소리만 들리는 2:05~2:20초 구간에서는 소리가 살짝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드는 것은 다소 아쉽습니다. 이 노래에서는 제미니2가 가진 장점과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것이 재밌는 부분이네요.

 

Babymetal "Pa Pa Ya!!(Feat.F.HERO)

J-ROCK이라고 해야 할지, J-IDOL 이라고 해야 할지 아직까지도 판단하기 어려운 베비메탈 노래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Pa Pa Ya!!를 들어 봤습니다. 이 노래에서만큼은 제미니2의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제미니2의 장점은 분명 풍성한 저음에 바탕을 둔 보컬 곡에서 드러나는데, 베비메탈의 Pa Pa Ya!!는 베이스 드럼보다는 스네어 드럼과 하이햇, 심벌즈가 더 부각되는 사운드를 들려 주는 데다가 사운드의 공간감이 굉장히 좁게 들려서 이게 뭐지? 싶은 소리가 들립니다. 물론 Pa Pa Ya!! 라는 곡 자체가 라이브 버전으로 녹음이 된 것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으나 베비메탈의 다른 곡에서도 다소 답답한 소리를 들려 주는 걸 보면 이런 류의 곡에는 어울리지 않는, 해상력까지도 의심하게 되는 그런 사운드가 들립니다.

 

Michael Jackson "Billie Jean"

애플 뮤직에서 돌비애트모스로 리마스터링을 한 곡입니다. 80년대의 곡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의 해상력과 분리도, 녹음 완성도를 들려 주는 이 곡은 제미니2에서도 꽤나 훌륭하게 들립니다. 다소 까슬거리는 고음역의 소리가 오른쪽 귀에서 '챡 챡' 하고 반복적으로 들리는 마라카스(손에 들고 흔드는 악기)의 소리와 좌우를 넘나드는 코러스, 다소 왼쪽이 크게 들리는 신디사이저 등 제미니2가 돌비애트모스를 지원하지 않아서 리마스터링된 AAC 코덱으로 들었음에도 정말 뛰어난 분리도와 공간감을 들려 줍니다.

 

이상으로 드비알레 제미니2의 소리에 대해서도 알아 봤습니다. 전반적으로 60만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인 만큼 훌륭한 사운드를 들려 주고, 그 값어치는 충분히 하는 이어폰입니다. 고음질 코덱을 지원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소리를 들려 줍니다.  LDAC이나 AptX Adaptive 코덱을 지원했다면 더 좋은 소리를 들려 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들지만, "AAC 코덱 만으로도 이 정도 소리는 내 줄 수 있지. 이거보다 좋은 소리 들려 주는 애들 있어?" 라는 식의 드비알레 도발에 선뜻 손들고 앞으로 나설 수 있는 무선 이어폰은 많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

작년 한 해 무선 이어폰을 10번 정도 교체하면서 많이 들어 봤습니다만, 고음질 코덱을 지원하는 어떤 이어폰도 제미니2 같은 소리를 들려 주지 못했고,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가장 비슷한 제품이 MTW3 정도였을 뿐, 그마저도 저음 해상력, 보컬 영역대의 선명성 등은 한참 미치지 못했습니다. 제미니2의 저음은 사실 이어폰이라기보단 헤드폰 쪽에 가깝다는 느낌입니다. 그 박력과 양감은 이어폰 레벨에서는 견줄 상대 찾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헤드폰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제미니2도 만능의 이어폰은 아닌 것이 위에도 언급했지만 모니터링용으로는 적합하지 않고, 특정 장르의 노래에서는 답답하게 들리는 단점이 있기도 합니다. 전형적인 펀 사운드를 들려 주기 때문에 EDM, 힙합 기반의 팝, 저음이 잘 살아 있는 노래에서는 극강의 즐거움을 주는 이어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처럼 아이폰, 맥북, 아이패드 같은 애플의 AAC 코덱을 쓸 수 밖에 없는 사용자에게 제미니2는 해상력에 대한 아쉬움 없이 최고의 소리를 들려 주는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으로 강력 추천합니다.

 

장점

6Hz 부터 시작하는 극저음 재생능력

뛰어난 다이나믹 레인지, 펀칭감, 풍성함이 돋보이는 저음 재생

그런 저음에 묻히지 않는 보컬 영역

펀 사운드

 

단점

가격

가격

미친 가격

그리고 장르에 따라 아쉬운 소리

 

1편 마저 보고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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