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을 꽤 많이 구입했습니다. 작년까지는 에어팟 3세대와 앤커 사운드코어 리버티3프로를 구입해서 실내와 실외에서 각각 사용했는데요. 현재는 에어팟 프로2를 아웃도어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내에서 사용할 무선 이어폰을 계속 찾고 있었는데요, 어쩌면 올해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제품을 찾았습니다. 바로 젠하이저의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3, Momentum True Wireless 3(이하 젠하이저 MTW3)입니다. 제가 상반기 내내 진행됐던 이어폰의 방황을 끝내고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된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젠하이저 MTW3의 패키지는 전형적인 젠하이저 제품군의 디자인 코드를 따르고 있습니다. 흰색과 파란색, 제품 디자인을 볼 수 있습니다. 전면에는 제품명과 대략적인 기능들이 아이콘으로 제공되며, 전반적으로 깔끔한 인상을 줍니다. 처음 출시 가격이 30만원대에 위치해 있던 제품인 만큼 그에 맞는 패키지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젠하이저 MTW3 박스 하단에 보면 여러 기능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가장 앞에는 젠하이저 시그니처 사운드를 내세우고 있네요. 젠하이저 고유의 사운드를 내주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리고 어댑티드 노이즈 캔슬레이션, 고음질 음성 픽업?(아마도 음성 인식 기능을 얘기하는 모양입니다), 무선 충전, IPX4등급의 방수등급에 대해서 써 있습니다. 기능은 특별할 게 없어 보입니다. 왜냐면 요즘은 10만원 이하 제품에서도 저런 것들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다만 그것을 얼마나 '잘' 구현하느냐의 문제겠지요.
젠하이저 MTW3는 블루투스 5.2를 지원합니다. 블루투스 버전에 따라 음질 차이가 직접적으로 생기지는 않지만 속도, 대역폭, 연결성, 전력 요구량 등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코덱을 서로 다르게 지원할 수는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높은 버전을 지원하는 게 좋겠지요. 젠하이저 MTW3는 퀄컴의 AptX Adaptive 코덱을 지원합니다. AptX Adaptive 코덱은 AAC에 비해서 고음질 코덱으로 알려져 있고, 최대 24비트/96KHz로 데이터 입력을 받아 전송할 수 있습니다. AptX Adaptive 코덱은 AptX LL(Low Latency)와 AptX HD 코덱을 상위호환하면서 상황에 따라 낮은 응답속도, 고음질을 동적으로 전환하며 전송할 수 있습니다.
AptX Adaptive 코덱의 경우 BTD600 동글과 모멘텀4의 조합으로 이미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에 젠하이저 MTW3에서도 기대가 되네요.
젠하이저 MTW3의 박스를 열어 보면 상단에 이어폰 본체가 들어 있고 아래쪽에는 각종 부자재가 들어 있습니다. 본체는 파손의 염려가 없도록 제법 안정적인 틀에 쏘옥 들어가게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본체를 들어 보면 이어버즈를 활성화시키려면 제품의 뚜껑을 열었다 닫고 충전 케이블을 30초 정도 연결해 놓으라고 설명하는 쪽지가 들어 있습니다.
젠하이저 MTW3의 구성품에는 이어윙, 이어팁, USB A to C 케이블, 안전지침, 퀵가이드와 매뉴얼이 들어 있습니다. 매뉴얼은 여러 언어로 되어 있는데 실질적으로 한글화가 부실하기 때문에 그냥 그림을 보고 이해하는 편이 좋습니다. 혹은 다른 이어폰의 앱을 사용한 분들은 크게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매뉴얼을 자세히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첫번째 페어링 과정만 살펴 보면 됩니다.
박스 안에는 이어윙 2세트, 이어팁 3세트가 들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한 세트씩이 기본 이어버즈에 장착이 되어 있는 만큼 이어윙은 총 3세트, 이어팁은 4세트가 들어 있는 거죠. 이어팁의 사이즈는 XS, S, M, L 입니다. 기본은 M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젠하이저 MTW3의 본체는 재질이 평범하지는 않습니다. 데님 재질 같기도 하고, 팽팽하게 당겨진 천 재질이 굉장히 고급스럽게 느껴집니다. 사진에는 거칠게 표현이 됐는데 실제 손에 잡히는 느낌은 일반 면티나 셔츠 질감입니다. 이어폰의 색상에 따라 본체의 색상도 달라집니다. 저는 흰색 이어폰을 구입했더니 본체의 색상도 밝은 색이 됐습니다.
젠하이저 MTW3의 충전단자는 특이하게도 제품의 앞면에 있습니다. 에어팟 시리즈의 경우 아래쪽, 다른 대부분의 이어폰 본체는 뒤쪽에 자리하고 있는데 얘는 앞에 달려 있습니다. USB C 단자 옆에는 충전중 여부를 알 수 있는 LED가 있고요.
젠하이저 MTW3는 장착이 쉽습니다. 집어 넣는 방식은 앤커 사운드코어 리버티3 프로와 비슷한데, 리버티3 프로의 경우 이어팁과 이어윙의 위치와 각도 때문인지 정장착이 잘 되지 않아 충전이 제대로 되지 않은 적이 종종 있었는데 젠하이저 MTW3는 그런 적은 없습니다. 자석이 있어서 찰칵 하고 달라 붙는 느낌이 꽤 괜찮습니다.
젠하이저 MTW3 본체는 이어버즈와 양쪽 각 4점 접점 형태로 장착이 되게 되어 있습니다. 본체와 이어버즈와의 간격이 넓지 않아 잘못 장착될 염려는 없네요. 거의 에어팟 시리즈에 버금가는 장착감입니다. 다만 오히려 그로 인해 이어버즈를 뺄 때 손가락이 잘 들어가지 않는 편입니다. 손이 얼어 있는 겨울에는 자칫 힘조절을 잘못해서 이어버즈가 튕겨져 나가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젠하이저 MTW3 이어버즈는 다소 길쭉한 디자인입니다. 그로 인해 제품의 착용감이 썩 좋다고 느껴지진 않습니다. 앞에서 보더라도 귀에서 약간 튀어나오는 편입니다. 이어윙은 리버티3 프로처럼 큼직하지는 않고 제공되는 3개 사이즈의 모양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미세한 차이만 있습니다. 충전단자 옆쪽으로 착용감지 센서(큰 검은색 원)와 이압을 줄여 주는 벤트홀(작은 구멍) 이 보입니다.
젠하이저 MTW3 이어버즈에는 좌우 각 3개씩 6개의 마이크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로고 쪽에 있는 마이크는 외부 소음을 수음하는 마이크로 ANC에 관여하는 기능이고, 이어버즈 대각선 아래쪽에 위치한 마이크는 목소리 수음을 위한 빔포밍 마이크입니다. 하지만 사용해 본 결과 소음 환경에서의 통화음은 그다지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콩나물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마이크와 입 사이의 거리가 멀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조용한 환경에서는 그럭저럭 준수했습니다.
젠하이저 MTW3의 이어버즈에는 이어윙에도 L,R 표시가 되어 있고, 이어버즈 안쪽에도 L,R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왼쪽 오른쪽 헷갈려서 잘못 꽂을 일은 없어 보입니다. 물론 이어윙의 경우는 착용시에 헷갈리지 말라고 표시를 해 놓은 것이겠지만 그래도 많이 써 있으면 좋은 거지요. 이어버즈의 디테일은 꽤 훌륭합니다. 젠하이저 MTW3은 3가지 색상(블랙, 화이트, 그라파이트)으로 출시가 되고 있지만 어두운 색을 선택하지 않은 건 손기름이 많이 묻어 나올까 싶어서였습니다. 흰색이 매트한 재질로 되어 있어서 손때가 가장 적게 묻어날 것 같았거든요. 맥북에어를 스페이스그레이로 구입하고나니 이 손기름이 엄청 신경이 쓰입니다.
젠하이저 MTW3는 무선충전을 지원합니다. 30만원대에 출시된 제품인 만큼 당연한 부분이겠지요. 다만 맥세이프를 지원하진 않기 때문에 자석으로 찰싹 달라 붙지는 않습니다. 젠하이저 MTW3의 이어버즈는 7시간(ANC OFF), 본체까지 하면 28시간의 사용시간을 제공합니다. 사용시간은 그리 적지 않습니다. 최근 들어 10시간 재생하는 이어폰들도 등장하고 있긴 하지만 이미 출시된 지 1년이나 지난 제품이기 때문에 당시의 7시간은 꽤 준수한 시간입니다. 에어팟 프로2가 6시간인 걸 감안해 보면 말이죠. 물론 에어팟 프로2의 경우 본체까지 하면 최대 30시간까지는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개별 이어버즈의 1회 사용 시간이 더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 젠하이저 MTW3의 사용시간도 짧다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겁니다.
여기까지 젠하이저 MTW3의 언박싱을 살펴 봤습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이런저런 할인 이벤트에 잘 올라타서 15만 7천 원에 구입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시 가격이 24만원으로 복귀가 됐습니다. 15만 7천 원의 가격이라면 정말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용하면서 음질에 놀랐고, 저음 재생능력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무선 이어폰에서 이 정도의 저음역대를 재생해 줄 수도 있구나 하는 감탄을 했습니다. AptX Adaptive 코덱으로 인한 고음역의 배음도 제법 잘 들리고 말이죠.
30만 원 대 출시 제품을 시간이 지나, 또 이벤트할인으로 절반 가격에 구입했으니 가성비는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지만 그걸 제외하더라도 30만 원 이하 무선 이어폰 중에선 이 정도의 소리를 들려 줄 이어폰은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 단종 수순에 들어간 드비알레 제미니가 있을 순 있겠지만 시중에서 구입할 수 없고, 조만간 제미니2가 출시된다는 소문이 있으니 재출시가 될 것 같지도 않습니다. 현재 판매 가격인 24만 원에 구입을 하더라도 음질 면에서는 동급의 다른 제품에 비해 확실히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음질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앱에 관해 이야기할 다음 글에서 다시 한 번 하겠습니다.
젠하이저 MTW3를 구입하면서 AptX Adaptive 코덱을 사용하는 제품이 2개가 된 관계로, 젠하이저 BTD600을 2개 사용할 수는 없어 새로이 Creative BT-W5를 영입했습니다. 최대 4대까지 전환 연결이 가능한 제품인 만큼 모멘텀4와 BTW3를 오가면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이 부분도 따로 다루겠습니다.
장점
제품의 마감이 좋습니다
노이즈캔슬링이 준수합니다
재생 가능한 주파수 대역이 넓습니다(5Hz~21KHz)
소리의 밸런스가 좋습니다
다이나믹이 좋습니다
단점
본체가 좀 큽니다(주머니에 넣기 힘듭니다)
착용감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빠지지는 않습니다)
AptX Adaptive 코덱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별로 없습니다
제 평점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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