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다가 오고 있습니다. 10월말부터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있더니 11월 들어서는 아침 기온이 영상 10도 아래에서 올라오는 일이 없습니다. 자동차 구입할 때 기본으로 딸려 오는 사계절 타이어는 영상 10도 이하의 온도에서는 여러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제가 타고 있는 기아 EV3 역시 마찬가지여서 10월 말부터 부랴부랴 윈터타이어를 알아 보고 11월 7일 교체를 하게 되었습니다. 윈터타이어는 왜 끼워야 하고, 어떻게 구입하는지 공유해 보겠습니다.
윈터타이어는 언제 끼우나?
윈터타이어는 '평균 기온 7도 이하'에 끼우는 걸 권장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근데 우리가 하루 종일 온도계를 가지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평균기온 이라는 걸 어떻게 재겠습니까. 그냥 아침 기온이 10도 이하로 내려간다, 혹은 출퇴근 시 온도가 10도 이하로 내려간다 같은 본인 만의 기준을 설정하거나 아니면 그냥 11월부터 3월까지 4개월 동안은 그냥 의무적으로 윈터 타이어를 끼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됩니다.
늦가을과 늦봄에 갈아끼워야 하는 윈터타이어보다 한 번 구입 후에 몇 년 간 계속 탈 수 있는 올웨더 타이어를 끼우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분명 올시즌 타이어에 비해 올웨더 타이어가 가진 장점이 분명하고 윈터타이어에 준하는 성능을 보여 주는 면도 있습니다만 계속 타기에는 소음과 승차감,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연비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서울, 경기, 강원 및 유독 지역적 이유로 눈이 많이 오는 곳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올웨더 타이어보다 윈터타이어를 장착하는 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윈터타이어에는 어떤 제품이 있나?
각 타이어 제조사별로 하나씩은 윈터타이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수입산 제품중에서도 좋은 제품이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눈이 가진 습하고 잘 뭉치며 잘 어는 특징을 잘 파악해서 우리나라 특성에 맞게 제작한 우리나라 타이어 제조사 3곳의 윈터 타이어가 조금 더 나은 성능을 보여 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같은 동아시아권이라고 해도 일본의 설질과 우리나라의 설질이 다르다는 것은 꽤 많이 알려져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의 윈터 타이어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그 중에서 한국타이어의 아이셉트 에보3 모델이 가장 밸런스 좋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을 하여 구입을 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EV3에는 장착 가능한 규격의 타이어가 흔치 않기도 했고요.
타이어 구입 및 설치, 보관
타이어를 구입하는 방법에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온라인에서 저렴하게 구입하여 가까운(혹은 저렴한) 장착점에 가서 장착하는 방법입니다. 장점으로는 저렴하다는 것이 있습니다. 단점은 타이어 보관이 마땅치 않거나 비용이 비싸질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구입하는 것은 올웨더 타이어처럼 한 번 교체하고 몇 년 간 유지할 때 적당합니다.
두 번째, 각 타이어 제조사의 직영점(티스테이션, 타이어프로, 타이어테크)에서 구입하여 장착하는 방법입니다. 장점으로는 적당한 가격으로 교체 비용이 따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 타이어 보관을 대개 1년 정도는 무료로 해 준다는 것 등이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지점이 그리 많지는 않고 지점마다 보관비, 교체 공임비 등이 다르기 때문에 문의를 꼭 하고 방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윈터타이어는 재고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구입 후 설치까지 최소 3일에서 한 달까지 대기기간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 신발보다 저렴하다고 자랑하는 곳, 은행 같은 대형 타이어 매장이 있습니다. 거의 모든 타이어를 쌓아 놓고 파는 경우가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리 썩 권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나의 선택
저는 티스테이션에서 구입을 하기로 했습니다. 가격은 확실히 온라인보다 비싸긴 하지만(한 짝 당 4만원 정도) 일단 최초 장착비와 보관료가 무료이기 때문에 내년 봄부터 교체 장착비만 내면 된다는 것이 확실한 장점이었습니다. 타이어 보관료는 1년에 약 4~6만원 수준이기 때문에 평균 약 5년 정도는 무리 없이 탈 수 있는 윈터타이어 수명을 고려한다면 티스테이션에서 구입하는 것이 가장 나은 선택이었습니다.
다만 타이어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는데(약속 시간을 계속 어긴다거나 내일은 됩니다로 계속 시간을 끄는 등) 그래도 확실하게 약속을 하고,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한 곳인 티스테이션 교문사거리점에서 타이어를 교체하기로 하였습니다.
네이버지도
티스테이션 교문사거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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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 조건
타이어 각 18만원(총 72만원, 예약금 10만원)
타이어 최초 교체 비용 무료
타이어 보관 비용 무료(실내 보관, 기한 없음)
단, 타이어는 봄 가을로 교체해야 함(교체 안 할 시 1년 뒤부터는 보관비 유료 전환)
타이어 교체 장착 시 공임비(개당 15,000원)
타이어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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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이렇게 들어 올려진 채로 있고, 타이어 교환에 약 30-40분 정도 소요됩니다. EV3는 앞에서부터 뒤까지 배터리를 보호를 위해 하부 전체를 덮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타이어 교체 후 달라지는 점
EV3의 17인치 기본 타이어는 금호타이어의 TA51 입니다. 기본 번들로 제공되는 타이어치고는 나쁘지 않다는 평이 있긴 하고, 전기차에 적용될 만큼 구름저항이 적어서 연비에 효율이 좋은 편이긴 합니다. 하지만 올시즌 타이어치고는 온도 하락시 급격하게 승차감이 딱딱해지는 경향이 있고, 노면 소음이 많이 올라오는 편입니다.
한국타이어 아이셉트 에보3로 교환 후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정숙성입니다. 그 다음은 그립력이 좋아진 덕인지, 타이어가 무른 탓인지 엑셀을 조금 더 깊게 밟아야 합니다. 이건 확실히 체감되는 변화입니다. 반면 엔진 브레이크 격인 자동회생장치가 더욱 강하게 개입하는 느낌이 듭니다. 평소 2단계로 놓고 사용하고 있는데 3단계까지는 아니고, 2.3단계 정도의 느낌입니다.
윈터타이어 장점
1. 정숙성
TA51이 꽤 시끄러운 편이긴 해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평소에 음악을 15, 고속도로 달릴 때는 20으로 놔야 그래도 들을 만했는데 타이어 교체 후 평소에는 음악을 8, 9 정도로, 고속도로 달릴 때는 13~15 정도로 들어도 충분히 잘 들립니다. 그 만큼 타이어가 정숙합니다.
2. 승차감 향상
출퇴근 길에서의 승차감이 향상이 되었습니다. 타이어가 노면의 어지간한 요철은 흡수하는 느낌이고, 잔진동은 상당수 감소됩니다. 특히 영상 5도 이하로 떨어진 11월 중순 이후로는 그 차이가 더욱 강하게 느껴집니다. 영상 10도 이하에서부터 타이어가 딱딱해져서 소음과 진동이 고스란히 들어 오던 TA51과는 달리 조용하고 편안한 주행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3. 그립력 향상
아직 눈이 오지는 않았기 때문에 눈길 테스트는 하지 못했지만 타이어가 바닥을 움켜 쥐고 달리는 느낌을 받습니다. 평소 운전을 상당히 얌전하게 하는 편이기 때문에 급가속, 금감속, 급회전 같은 것과는 거리가 먼 편이지만 그럼에도 타이어가 신뢰를 주는 주행을 합니다.
윈터 타이어 단점
1. 연비 감소
윈터타이어의 장점은 고스란히 윈터타이어의 단점이 됩니다. 바로 연비를 깎아 먹기 때문입니다. 10월 평균 주행 연비가 6.93km/KWh 였는데 11월에는 5.9km/KWh가 되었습니다. 1KWh 당 약 1km(14.4%) 정도물론 10월에는 에어컨이나 히터를 트는 경우가 별로 없었고, 엉따와 핸따를 틀지도 않았지만 확실히 연비는 나빠졌습니다. 차를 구입한 지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작년 11월과 비교를 하긴 어렵지만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바뀌던 3월(6.28Km/KWh), 4월(6.95Km/KWh)와 비교해 봐도 확실히 낮아진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연비가 안 좋아져도 28KWh 정도를 더 쓴 거고, 한 달 충전료가 3800원 차이밖에 안 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닙니다(전기차 만세)
2. 운전 습관의 변화
앞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평소보다 더 깊게 엑셀을 밟아야 속도를 올릴 수가 있습니다. EV3 뿐만 아니라 전기차의 장점이 바로 초반 빠른 가속인데, 흡사 차에 짐을 한껏 싣고 달리는 것 같습니다. 가속게이지가 1cm 정도면 충분히 빠르게 치고 나가는데 윈터타이어 교체 후에는 약 2.5cm 정도는 되어야 같은 가속감을 받게 됩니다. 엑셀을 더 깊게 밟아야 하는 만큼 운전 습관이 바뀔 수 있습니다.
총평
이런 저런 장점과 단점을 가진 윈터 타이어는 겨울에 필수적입니다. 많은 분들이 올웨더 타이어나 심지어 올시즌 타이어로 겨울을 버티기도 하는데 굉장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70만원이 애들 장난이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겨울에 그립력 잃어서 어디 살짝 접촉사고만 나도 70만원 아니라 700만원도 금방입니다. 물론 보험을 들어 놨으니 현금이 그렇게 나가지는 않겠지만 올라가는 내년도 보험료와 자기부담금 등을 감안하면 70만원보다 절대 저렴하진 않을 겁니다. 오히려 100만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나의 안전, 가족의 안전, 그리고 혹시 모를 사고 피해자의 안전까지 보장할 수 있다면 절대 비싸지 않습니다. 또한 그 정도 투자로 더 나은 승차감과 정숙성까지 얻을 수 있다면 일석이조입니다. 물론 연비는 희생이 되겠지만요.
올 겨울 더 늦기 전에 모두 윈터 타이어 장착을 해 보세요. 자고 일어나 하얗게 뒤덮인 지옥 같은 출근길에서 트리플 악셀 돌고 싶지 않다면요. 한강 다리 올라가다가 멈췄는데 다시 올라가지 못하고 헛바퀴만 계속 도는 아찔한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면요. 사고는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우리는 모두 소중하니까요.
추가

제가 구입한 타이어는 2025년 36주차에 생산된 제품이네요. 1년이 52주 정도 되니 약 8월 마지막 주에서 9월 첫째 주 정도겠군요. 그걸 11월 첫째 주에 끼웠으니 아마 제품의 최적 성능에 맞춰 신겨 준 셈이네요. 타이어 숙성에 대해서는 말이 많기는 한데, 제조 후 3~4개월 정도에 가장 좋은 성능을 낸다고 하는 건 어느 정도 통용되는 부분이니까요. 여러 모로 기분이 좋은 타이어 교체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