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는 수많은 해변가가 존재합니다. 섬이니만큼 당연한 거겠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해변은 제주 특유의 현무암 위주이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모래사장을 가진 바닷가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설사 있다고 한들 그 폭은 굉장히 좁은 편입니다. 고향이 충남 대천이어서 어렸을 때부터 좌우 폭이 넓은 모래사장을 보아왔던 터라 제주의 100미터도 채 되지 않는 모래사장이 해수욕장이라는 이름으로 관광지화 되어 있는 것이 다소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넓은 모래사장을 가진 해수욕장도 있는데, 바다색이 특히 아름다운 함덕 해수욕장이 그 중 하나입니다.
함덕 해수욕장은 모래사장이 넓기도 하지만 물 색깔이 에메랄드 빛으로 빛나 더욱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조수간만의 차도 비교적 큰 편이어서 여름에 오면 해수욕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수심이 낮다는 뜻이고, 수심이 낮으면 어린아이를 비롯한 가족 단위의 해수욕이 가능하니까요. 제가 방문했을 시간은 비교적 물이 많이 빠져 있는 상태여서 파도가 저 멀리서 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에는 거센 바람으로 인해 파도가 많이 높아서 잔잔한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지는 못했지만 거친 파도에도 불구하고 얕은 수심의 바닷물은 지금껏 국내 어느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바람이 불지 않는 평온한 날에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물론 삼다도 제주에서 바람 불지 않는 날이 1년 중 며칠이나 될까 싶긴 하지만요)
그럼에도 물이 얼마나 깨끗한지 썰물 때 물이 빠진 곳에서는 물 속을 걸어가는 소라게도 볼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함덕해수욕장 바로 오른편에는 '서우봉' 이라는 작은 오름이 하나 있습니다. 높이가 높지도 않고 산책길도 되어 있어(제주 올레길) 서우봉 정상에 오르면 주위 해변을 조망하기에 좋습니다.
풍경 사진은 역시 가로든 세로든 파노라마로 찍는 게 제맛이죠.
밥풀이 라는 이름의 제 강아지입니다. 바다와 모래를 처음 밟아 본 경험 때문인지 많이 신난 녀석입니다. 네, 매우 신난 표정입니다.
해수욕장에 강아지 동반은 가능하지만 모래사장에서 리드줄을 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서해안의 바다만 보고 자란 저에게 굉장히 낯설게 다가왔던 함덕해수욕장은 여행을 다녀 온 지 일주일이 넘은 지금까지도 기억에 오래 남아 있네요. 제주 해변 중에서 비교적 넓은 모래사장과 에메랄드 빛의 바닷물을 보고 싶으시다면 함덕해수욕장을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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