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맛집탐방

정말 맛있는 금고깃집 발산직영점 방문후기 내돈내산

그리피스의꿈 2023. 4.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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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고기류 중 분명 1, 2등을 다툴 겁니다. "난 갈비가 더 좋은데?" 하시는 분들도 있을 테니 조금 여유 있게 잡아도 다섯 손가락 안에들 들 거고, "아니야 아니야 난 다른 게 더 좋아" 하시는 분들의 여론을 대부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분명 열손가락 안에는 꼽을 수 있을 겁니다. 저도 이런저런 고기류를 다 좋아하기 때문에 다양한 부위의 고기를 먹곤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 당장 뭐 먹을래? 하면 삼겹살을 선택할 때가 가장 많습니다. 그래서 살면서 가장 많이 먹어 온 고기가 삼겹살이었고,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고기가 삼겹살이고, 맛에 따른 호불호를 가장 많이 느끼는 고기도 삼겹살이 되어 버렸습니다. 저는 고기를 먹을 때 소금, 쌈장, 마늘, 파, 상추, 깻잎 그 외 어떠한 부가적인, 우리가 흔히 고기를 먹을 때 늘 함께 먹는 것들을 전혀 먹질 않습니다. 순수하게 고기만을 먹고 고기의 맛에만 집중을 하며 많은 양을 먹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맛있는 삼겹살과 그렇지 못한 삼겹살을  다른 사람보다 더 잘 느끼게 되었습니다. 잡설이 길었는데요, 이런 제가 맛있게 먹어서 한 분이라도 더 많은 분들께 소개하고 싶은 고깃집이 있어서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금고깃집 발산직영점입니다.

 

 

 

전철역으로는 발산역 1번 출구로 나와서 상가건물 틈으로 들어가는 게 가장 빠르고, 2번 출구로 나와도 한 블록 멀긴 해도 찾아 갈 수는 있습니다. 마곡아이파크 오피스텔의 1층과 2층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1층으로 들어가도 식사는 2층에서만 할 수 있습니다.

 

< 드라이에이징 중인 고기 >

1층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드라이에이징 중인 고기를 볼 수가 있습니다. 금고깃집의 고기는 전부 일정 기간 드라이에이징을 해서 판매한다고 하는데 겉을 보면 우리집 냉장고에서 봤을 법한 모습인데, 우리집에 있는 고기는 왜 버려야 할까요.^^;;

 

< 4월 8일부터 에이징 시작 >

제가 방문한 것이 4월 16일 일요일입니다. 4월 8일이니 일주일이 넘었네요. 정확히 며칠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바로 옆에 있는 저장고는 비어 있는 걸 봐선 약 1~2주 정도는 하는 것 같습니다. (검색을 해 봤더니 14일, 2주를 하는군요) 이 과정을 통해 고기의 감칠맛이 더해지고 식감이 좋아지는 거겠죠.

 

각 테이블에는 검은색의 책자형 메뉴판과 함께 '미식가들을 위한 금돼지 맛있게 먹는 법' 이라는 T자형 테이블 메뉴판이 놓여 있습니다. 테이블 메뉴판에는 메뉴가 아니라 말돈 소금, 간장, 어리굴젓, 장아찌, 쌈 등을 찍거나 싸서 먹으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고기에 아무런 간을 안 하고 그저 고기의 맛 만으로 먹기 때문에 죄송하게도 고기를 먹으면서는 아무것도 찍어 먹지 않았습니다. 

모든 숟가락과 젓가락은 종이 포장지에 싸여서 테이블 옆의 서랍장에 담아져 있습니다. 테이블 옆에는 기본적인 조리도구들이 들어 있기도 합니다. 다만 금고깃집은 고기를 종업원분들께서 직접 구워 주시기 때문에 손님이 그 조리기구들을 사용할 일은 거의 없습니다. 제가 얼마 전 반찬이 미리 올려져 있던 다른 냉면집에 대한 이야기를 안 좋게 한 적이 있습니다. 금고깃집은 숟가락 젓가락을 저렇게 일일이 따로따로 분리해서 서랍장에 넣는 수고를 아끼지 않네요.

 

< 고기가 나오기 전 기본 반찬 세팅 >

고기가 나오기 전에 종업원분께서 엄청 빠른 손놀림으로 반찬들을 세팅합니다. 제 자리가 창문을 앞에 두고 있는 역광이라서 반찬이 좀 어둡게 나오네요.

 

< 잠깐 자리를 옮겨 한 장 컷 >

잠시 맞은 편으로 자리를 옮겨 창문을 등지고 반찬 세팅을 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반찬은 기본적으로 말론 소금, 양념 간장, 장아찌 3종류(고추, 무말랭이, 마늘종), 아삭이 고추 무침, 갓김치, 야채 샐러드, 파채소 겉절이, 어리굴젓, 생마늘, 쌈장, 겨자와 상추, 깻잎 등이 제공됩니다. 고깃집에서 나오는 기본 반찬 중에서는 꽤 다양한 구성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 그 중에서 가장 으뜸은 어리굴젓 >

반찬들 중에서 제 눈에 띈 건 단연코 어리굴젓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서해안 바닷가 출신이어서 그런지 서울의 식당에서 어리굴젓이 기본반찬으로 나오는 게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어리굴젓은 한 번은 기본 제공이고, 그 다음부터는 5천원씩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기본으로 무한정 주기에는 단가가 지나치게 높은 반찬이니까요. 어리굴젓의 맛은 충청도 서해안에서 맛볼 수 있는 그런 맛입니다. 짜지 않고 달콤하면서 매콤한 맛입니다. 남도식이라기보다는 충청도나 전북 스타일의 맛이랄까요. 저는 고기가 나오기 전에 입맛을 돋우기 위해 딱 한 점 먹었는데 너무 맛있더라고요. 다만 어리굴젓과 고기를 함께 먹으면 어리굴젓의 강한 맛과 향 때문에 고기의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어리굴젓을 고기랑 함께 먹는 건 피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본 제공되는 반찬들도 맛이 꽤 좋습니다. 갓김치도 갓이 너무 질기거나 억세지 않아서 고기를 먹으면서도 함께 먹기에 괜찮을 겁니다. 단 갓김치도 양념이 강한 탓에 고기맛을 가리기도 할 거예요. 너무 많이 드시는 건 권하고 싶지 않네요. 하지만 장아찌나 샐러드류는 삼삼해서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충분히 잘 하고 있습니다.

 

< 초벌구이 된 삼겹살 >

고기는 초벌이 돼서 옵니다. 고기를 처음 가지고 오면 두껍고 기다란 고기가 눈에 띄고 저렇게 격자무늬의 그릴 자국이 눈에 띕니다. 강한 불에 숙련된 종업원분께서 직접 구워 주시는 고기는 정말 먹음직하게 익어 갑니다.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침샘이 자극이 되더라고요.

 

< 삼겹살 3인분과 함께 갈빗살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

금고깃집은 특이하게도 삼겹살과 함께 갈빗대에서 얇게 썰어 주는 갈빗살을 제공합니다. 삼겹살과는 다른 쫄깃한 식감과 기름진 맛을 주는 갈빗살입니다. 맛있게 익어가는 삼겹살입니다.

 

< 삼겹살이 한 점씩 불판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

삼겹살을 한 점씩 가위로 썰어 주시고 계십니다. 참으로 먹음직해 보입니다. 강불에서 빠르게 구워지다 보니 삼겹살이 겉은 빠르게 익고 육즙은 고스란히 고기 안쪽에 남아 있어서 정말 식감이 좋아집니다.

 

다 구워진 고기는 철망 위에 걸쳐 주십니다. 바로 밖으로 꺼내면 식어서 딱딱해지지만 저렇게 불판 위에 놓아지면 열을 그대로 받기 때문에 따뜻함을 유지하면서 맛은 유지됩니다. 

 

< 돌솥밥 >

돌솥밥을 하나 시켰습니다. 쌀이 참 좋습니다. 쌀에서 윤기가 좌르르 흐릅니다. 돌솥밥이기 때문에 공깃밥 시키듯이 바로 가지고 올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식사를 시키실 분은 10-15분 정도 전에 주문하셔야 합니다.

 

밥은 밥그릇에 옮기고 남은 누룽지에는 함께 주전자로 제공하는 따뜻한 물을 부어서 마지막에 먹을 숭늉을 만들어 놓을 수가 있습니다.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꽤 오래 남는 누룽지와 숭늉이었습니다.

 

< 2인분 추가 >

3인분 먹고 다시 2인분 추가했습니다. 항상 고기를 굽기 전에 불판을 돼지 지방으로 닦아내며 기름칠을 합니다. 기름을 묻히면서 이전에 구우면서 불판에 묻은 그을음도 닦아내는 역할도 합니다.

 

고기는 기본적으로 짭쪼름합니다. 이게 소금간을 기본으로 해서인 건지, 에이징 과정에서 고기 겉면이 바싹 마르면서 고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소금기가 배어 나와서 그런 건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저는 소금간을 애초에 해서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굳이 소금이나 간장 양념을 먹을 필요는 없더라고요. 고기에 배인 기본간 덕분인지 고기의 감칠맛이 정말 뛰어납니다. 그리고 고기를 입에 넣고 한 번 씹었을 때 고기 안에 갇힌 육즙이 팡팡 터지는 식감도 아주 좋습니다.

 

< 1인분 더 추가 >

둘이 가서 지금 6인분을 시켜 먹고 있습니다. 저는 맛 없는 집에서는 한 숟가락 먹기도 힘들어 하지만 맛있는 집에서는 배가 터지도록 먹는 편입니다. 그래서 고구려 최강달인의집 닭갈비 집에서도 친구랑 둘이 6, 7인분을 먹고 오곤 합니다. 금고깃집에서도 기본 6인분은 먹는군요. 1인분에 180그램이니 둘이서 1080그램, 그리고 갈빗대에 붙어 있는 갈빗살까지 해서 1.1 킬로그램과 공깃밥까지 먹고 오는 거죠. 먹방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과 달리 저는 소식을 하는 사람이어서 이렇게 둘이서 6인분 먹는 것도 참 드문 일입니다.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먹은 삼겹살 중에서는 탑 3 안에 드는 맛입니다. 지난 번에 왔을 때는 목살과 삼겹살을 함께 먹었는데 목살도 맛이 꽤 좋은 편입니다. 다만 목살은 지방이 적기 때문에 육즙이 팡팡 터짐에도 먹다 보면 턱은 조금 아픕니다. 목살 자체가  삼겹살보다는 식감이 단단하기 때문에 맛이 좋음에도 저랑 친구는 이번에 안 먹었습니다.

식후에는 1층에 커피 머신(싸구려 자판기 아니고 꽤 괜찮은)이 있어서 나가면서 한 잔 마실 수가 있고(식당내에서는 취식이 안 됩니다) 계산대에는 이쑤시개와 함께 1회용 치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전 이쑤시개는 안 쓰지만 치실은 꼭 쓰는데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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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좋아하시는 분들 중 강서구에 사시거나, 강서구에 가실 일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금고깃집을 검색하셔서 꼭 한 번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개인적으로 삼겹살이 먹고 싶을 때나 손님에게 고기를 대접해야 할 때라면 반드시 금고깃집에 가서 먹지 않을까 예상을 해 봅니다.

 

장점

고기를 에이징해서 감칠맛과 육즙, 식감이 아주 뛰어납니다

고기를 전문가분^^께서 직접 구워 주십니다

어리굴젓이 특별히 맛있습니다

기본 반찬들의 맛도 뛰어납니다

매장도 깔끔하고 단정합니다

밥맛도 좋습니다

치실, 커피머신 등 작은 배려가 있습니다.

직원분들도 친절합니다

 

단점

딱히 못찾겠어요. ㅡㅡ;;

아, 마지막 1인분 시켰을 때 삼겹살에 지방이 좀 적었다는 거? ㅡㅡ;;;; (죄송합니다)

 

그래서 제 평점은

★★★★★

 

 

먹진 않았지만 영국의 말돈 지역에서 나오는 말돈 소금을 기본 소금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말돈 소금은 국내산 천일염보다 알갱이가 더 크고 납작합니다. 납작한 다이아몬드 결정 모양이 특징이고, 국내산 천일염보다는 덜 짭니다. 국내산 천일염보다 좋은 거라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특성이 다른 소금이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다만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의 냉각수를 바다에 방류하면 국내산 천일염을 과연 믿고 먹을 수 있는 건지, 먹어도 되는 건지에 대한 걱정이 들어서 소금 사진으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이제 소금도 수입산을 먹어야 하는 건가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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