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기아 EV3 롱레인지를 타고 있습니다. 처음 차를 선택할 때는 아르카나 하이브리드로 알아 보고, 계약 직전까지 갔었는데 25년 1월 갑자기 딜러분께서 "아르카나 하이브리드 생산계획이 없대요" 라는 말 한마디에 갑자기 전기차를 계약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생산계획이 없었던 건지, 딜러의 그냥 말 뿐이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결국 저는 계획에 없던 전기차를 장기렌트 하게 되었고, 계약 후 사흘 만인 25년 1월 17일에 차를 받아 보았습니다. 오늘이 26년 1월 16일이니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전기차는 제주도 여행을 가서 현대 EV5를 운전해 보기는 했지만 많은 경험이 없었던 터라 다소 걱정을 하긴 했습니다. 충전할 곳은 있나, 주행거리는 괜찮나, 겨울에는 연비가 절반밖에 안 나온다던데 하는 여러 걱정들이 머리를 어지럽게 휘저었습니다만 1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전기차 사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1년 동안 17,637km를 주행하는 동안 큰 사고도 없었고요. 주행은 서울 출퇴근 편도 11Km(신호등 받는 길과 동부간선도로) 여자친구가 사는 전주까지 왕복 500Km 고속주행이 적절히 섞였습니다.

EV3의 장점
소형차여서 주행감각이 꽤 좋은 편입니다. 차체 크기에 비해 무게가 상당히 나가는 편이라서 하체를 단단하게 세팅을 해 놓아서 주행 감각은 괜찮습니다. 저속에서의 요철은 부드럽게 넘어가는 편이고, 고속에서도 핸들링이 쉽게 무너지거나 밀리지 않습니다. 저속에서부터 80Km/h까지의 가속감은 꽤나 부드럽고 힘차서 시내 및 간선도로 주행에 있어서는 꽤나 만족스럽습니다. 소형차라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습니다.
회생제동에 대한 것도 부담스러워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건 엑셀과 브레이크 조절을 일반 기름 먹는 자동차처럼 해서 그렇습니다. 거의 모든 자동차가 감속 구간에서 엑셀에서 발을 떼서 브레이크 위에 올려 놓게 되는데 전기차에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이 엑셀을 서서히 덜 밟아 주면 자연스럽게 감속이 됩니다. 울컥울컥하는 운전을 하는 건 엑셀링만 제대로 해도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회생제동을 기본 1,2,3단계, i-Pedal, Auto 모드로 각각 설정할 수 있는데 저는 2단계로 놓고 쓰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의 야심작 아이패달 모드는 브레이크까지 EV3가 알아서 밟아 주는 건데 저의 운전 습관과는 달리 가속과 감속이 매우 급하게 이루어져서 저는 안 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2단계로 쓰고 있습니다. 회생제동만 잘 사용해도 승차감이 꽤 편합니다.
EV3의 단점
다만 기본 장착된 금호 TA51 타이어가 가진 태생적 한계 때문에 주행 소음이 많이 올라오고 자잘한 요철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자가로 구입하실 분들은 타이어를 교체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장기렌터카라 타이어 교체는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겨울이어서 윈터타이어-한국 아이셉트 에보3로는 교체했습니다)
EV3는 네모네모나게 생겨서 고속도로 주행 시 공기 저항을 많이 받는 편이어서 고속 연비가 시내주행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런 각진 모양 때문에 공기랑 부딪치는 소리도 커서 풍절음이 꽤 심하고요. 그런 부분은 감안을 하셔야 할 겁니다.
주행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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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차를 받을 때 55km의 주행이 있었습니다. 충전은 한 달에 네다섯 번 정도, 아파트 주차장에 구비된 완속충전기(에버온)와 여자친구 집 아파트 주차장에 구비된 완속충전기(에버온,채비)로만 했고 급속충전기는 한 번도 이용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충전요금은 기본적으로 에버온이 296원, 채비가 275원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신한카드의 EVerywhere 카드와 KB카드의 에버온 제휴 카드로 각각 50%, 40% 할인을 받아서 충전을 했기 때문에 실제 결제 금액은 KWh당 약 150원 정도였습니다.
근데 알아 보기는 힘들죠. 매번 충전할 때마다 각각의 주행거리, 충전량, 연비를 표기한 거라서요. 그래서 아래에 월별로 정리를 해 봤습니다.
월별 주유비와 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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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차를 받은 게 1월이기도 했고, 차에 적응이 덜 되어 연비가 다소 낮은 채로 시작했습니다. 1월 연비가 4.1Km/KWh로 다소 낮습니다. 그러나 2월부터는 연비가 빠르게 올라가서 3월에는 6.28Km/KWh로 높아졌습니다. 그러더니 히터도, 에어컨도 틀지 않는 5월이 되니 무려 7.58Km/KWh를 찍었습니다. 주행거리가 짧아서 그런 거 아니냐 할 수도 있겠으나 5월에 무려 1642Km를 주행했습니다. 그 전달인 4월에도 1635Km를 달렸고요.
에어컨을 틀고 달린 6월부터 9월까지도 주행연비는 6Km/KWh를 넘겼습니다. 공인연비인 5.4Km/KWh보다 확실히 높습니다. 10월부터 다시 연비가 높아질 수 있었지만 11월에 연비가 급격히 떨어진 건 윈터 타이어의 영향이 큽니다. 올해 11월부터 영상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많아져서 11월 7일에 윈터타이어로 교체를 했는데 윈터타이어가 약 1Km/KWh의 연비를 떨어뜨린 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2월부터 다시 히터와 열선을 틀게 되니 거기서 다시 연비가 1Km/KWh가 더 떨어져서 이제서야 공인연비 월별 연비가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물론 1년 누적 연비는 여전히 6.31Km/KWh여서 공인연비보다는 확실히 높습니다. 이로써 EV3는 여름보다 오히려 겨울에 연비가 더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총평
그렇다면 1년 동안 17,637Km를 주행하면서 총 충전량과 총 충전 금액이 얼마인지까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1년 동안의 총 충전량은 2,795.92KWh이고, 총 충전 금액은 402,294 원입니다. 1만 7천 Km를 넘게 주행하면서 40만 원 남짓한 주유비를 기록한 건 놀라울 정도입니다. 물론 카드 할인이 상당히 반영된 금액이긴 하지만 어차피 생활비로 쓰는 것을 신용카드로 결제해서 얻어진 할인이기 때문에 딱히 무리가 가는 결제는 아니었습니다. 전기차 주행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신한 EVerywhere 카드와 KB 에버온카드를 준비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이전에는 가솔린 승용차량 만을 이용했었는데 인천에서 직장인 용산까지 출퇴근하는데 최고 한 달에 기름값만 80만 원 가량을 지출한 적도 있기 때문에 1년 차량 유지비가 40만 원 남짓인 건 저한테도 좀 충격입니다. 아무래도 장기렌트할 때도 차량 가격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비슷한 급의 가솔린 차량에 비해 다소 높은 금액을 내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기름값과 전기값의 차액 만으로도 렌터비의 차액을 메꾸고도 남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엔진오일 같은 추가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유지비 비용 차이는 더 커집니다. 17,000Km라면 이미 최소 두 번은 엔진오일을 갈았을 테니까요.
1년 동안의 유지비는 윈터타이어 교체 비용 720,000 원, 와이퍼 교체 비용 22,223원, 타이어 위치 교체 30,000원입니다. 에어컨 필터는 렌터카 회사에서 무상 교체를 해 주었습니다. 이런 유지비는 가솔린 차량이나 전기차나 동일하기 때문에 따로 구분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기아 EV3의 1년 롱텀 연비와 유지비에 대해 알아 봤습니다. 전기차는 장단점이 명확합니다. 모든 분들에게 전기차를 추천할 수는 없겠지만 저처럼 주행거리가 길고, 급가속/급감속을 하지 않으면서 여유있게 운전하는 분들에게는 전기차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