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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의 명소 섭지코지, 한라산이 배경이라면 또 얘기가 다르지

그리피스의꿈 2025. 1. 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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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일출과 일몰의 명소가 있습니다. 특히 이름 자체가 '해가 뜨는 봉우리'로 붙은 성산일출봉은 아마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일출 명소일 겁니다. 그리고 실제 경험한 성산일출봉의 일출은 그 이름에 걸맞은 장엄한 일출 장면을 저에게 보여줌으로써 큰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제주도의 일몰은 하나로 수렴되는 명소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네이버에서 '제주도 일몰'을 검색해 보면 일출과 달리 제주도 서쪽, 남쪽바다 여기저기 약 20개 정도가 뜨고, 심지어 동쪽바다도 뜹니다.

저는 이번 제주 여행에서 동쪽과 북쪽 방향을 주 여행지로 잡았기 때문에 일몰도 동쪽 바다에서 보았습니다. 이번 여행의 일몰은 일출봉 바로 아래쪽에 뾰족하게 나와 있는 섭지코지입니다.

 

 

섭지코지는 성산일출봉의 바로 아래에 뾰족하게 나와 있는 곶입니다. 코지라는 단어가 곶의 제주도 방언이라고 하던데 그 이름에 맞게 남쪽 방향으로 톡 튀어 나와 있는 것을 지도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몰시간에 맞춰 주차장에 도착하여 차를 대고는 멀리 보이는 등대를 향해 걸었습니다. 등대까지는 그리 멀어 보이지 않았고, 오르내리는 길이 있긴 했지만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아 천천히 걸으면 아이들도 걸어갈 수는 있을 듯해 보였습니다. 다만 등대로 가는 길은 경사로가 아니라 계단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휠체어 같은 이동수단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등대까지 올라가긴 어려울 듯합니다. 등대까지는 아니지만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산책로는 휠체어로도 이동이 가능한 정도로 잘 닦여져 있긴 했습니다.

슬픈 전설이 있다고 하는 선돌바위입니다.  바다에 우뚝 솟아 있는 것이 정말 누구를 기다리는 사람처럼도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멀리 보이는 과자로 만든 집(?)과 봉화대로 추정되는 배경에 일몰이 더해지니 꽤 운치가 있는 사진이 나왔습니다. 물론 실제 일몰을 보면 더 아름다운 태양빛을 볼 수 있습니다. 자연이 만드는 그라데이션을 좋아라 하는데 정말 멋집니다.

일몰과 함께 한라산도 볼 수 있습니다. 3박 4일 간의 제주 여행에서 한라산은 그 꼭대기를 딱 2번만 저에게 허락했습니다. 하루 종일 구름에 쌓여있던 한라산이 일몰 시간에 맞춰 살짝 머리를 드러내 주었습니다. 산행에는 큰 관심이 없지만 이렇게 한라산의 꼭대기를 눈으로 보고나니 다음에는 한라산에도 올라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제주에서 바다로 떨어지는 일몰을 보기 위해서는 섬의 서쪽 방향의 바닷가에서 봐야겠지요. 일출을 동쪽에서 봐야 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섭지코지에서 한라산 방향으로 떨어지는 일몰을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긴 했습니다. 물론 땅으로 떨어지는 일몰은 굳이 제주까지 오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볼 수 있긴 합니다. 심지어 서울 하늘 아래에서도 말이죠. 하지만 제주에서 한라산을 바라보면서 해가 땅밑으로 꺼져 가는 순간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바라 보는 건 그 자체로 꽤 기억에 오래 남는 경험이긴 했습니다.

다음에 제주도에 오게 된다면 그 때는 바다로 떨어지는 일몰을 보기 위해 섬의 서쪽 바다를 찾아가 보겠습니다.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제주도에 올 충분한 가치가 있겠으나 일몰을 보기 위해서라면 굳이 제주가 아니라 가까운 서해바다를 찾아 가는 것이 나을 것 같긴 합니다. 물론 저처럼 제주도를 간 김에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보는 일정을 짜는 분이라면 섭지코지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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