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는 올레길이 유명합니다. 제주 여기저기를 걸어서 여행할 수 있는 올레길은 제주 여행을 여유있게 즐기기 위한 아주 좋은 코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3박4일 또는 4박5일 코스로 제주를 방문하는 분들에겐 올레길 코스로 제주를 돌아 보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올레길 대신 자동차로 제주 바닷길을 여행할 수 있는 해안도로를 이용하여 제주도를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제주도에는 거의 모든 해안가에 해안도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저도 해안도로만으로 제주를 한 바퀴 돌고 싶었으나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전체 해안도로의 1/4~1/5 정도만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코스는 제주 동쪽 일출봉에서부터 북쪽 함덕해수욕장까지이며 총 소요 시간은 약 2시간 정도입니다. 물론 1시간에도 갈 수는 있으나 그렇게 달릴 거면 그냥 일주도로 내지는 중산간도로를 이용해서 직선 코스로 달려 가는 게 나을 겁니다.
일출봉에서 시작하는 해안도로에 오르기 전 현대차 기본 네비게이션으로 함덕해수욕장을 목적지로 입력하면 '1132 일주도로'로 안내를 합니다. 그리고 수시로 반복해서 1132 일주도로로 재검색을 하기 때문에 현대차 기본 내비를 믿지 마시고 목적지를 함덕해수욕장 또는 서우봉으로 입력한 뒤에 '경유지'를 두세 군데 입력하는 방식으로 입력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성산세화 해안도로(성산 입구)
세화종달리 해안도로 (세화 입구)
김녕월정해안도로 (월정 입구)
조천함덕해안도로 (조천 입구)
를 내비에 입력하고 그 뒤로 수시로 내비의 재검색을 '무시해 가며' 그냥 해안도로를 따라 달렸습니다. 자칫 방심하면 그냥 일반도로로 안내를 하니 유의가 필요합니다. 함덕해수욕장에서부터 성산일출봉까지 와도 무방합니다만 아무래도 일출봉에서 함덕해수욕장까지의 방향으로 달리는 게 조금이라도 해변에 더 가깝기 때문에 이 방향을 추천드립니다.
달리는 내내 정말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내려서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이 풍경을 담아내지를 못할 정도입니다. 바다와 거의 맞닿아 있는 해안도로는 검정 현무암과 청록의 바다, 연노랑의 모래, 새파란 하늘, 흰 구름 등이 어우러져서 눈이 어지러울 정도의 풍경을 계속 보여 줍니다. 아름답다라는 형용사뿐만 아니라 제가 가진 어떠한 단어로도 그 모습을 표현할 수 없을 듯합니다.
해변도로를 달리면서 느낀 점은 제주바다의 파도소리는 다른 어떤 해변보다 크면서도 더 부드럽게 들린다는 것입니다. 그건 아마도 파도가 현무암의 작은 구멍을 통과하면서 미세하게 작은 소리를 만들어내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예상을 해 봅니다. 제가 해안도로를 달린 날이 바람이 많이 불어 파도가 꽤 높은 편이었음에도 파도소리가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던 건 확실히 부드러우면서도 여음이 긴 제주 바다 특유의 환경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함덕해수욕장을 목적지로 해서 돌아오기는 했습니다만 해안도로는 함덕해수욕장 너머 제주공항 위 용두암, 그리고 애월카페거리 그 이후까지 제주도를 삥 둘러 만들어져 있습니다. 제주도를 방문하셨다면 꼭 한 번은 어디가 됐든 바다를 끼고 드라이브를 해 보시길 적극 추천드립니다. 남해안, 동해안의 해안도로도 멋지긴 합니다만 제가 달려 본 그 어떤 국내 해안도로보다 더 멋진 풍경을 선물처럼 안겨드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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