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닭강정을 좋아합니다. 강정 뿐 아니라 닭으로 만든 건 어지간한 건 다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예전에 인천에 살면서 닭강정을 먹을 때는 신포닭강정을 찾아가 사 오곤 했습니다. 일반 프라이드 치킨이나 양념 치킨과는 다른 맛으로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신포 닭강정에서 먹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지금은 인천에서 멀어져서 한 동안 잊고 살아 왔습니다만, 문득 다시 생각나 여자친구와 함께 십 여 년 만에 인천 신포닭강정을 방문했습니다.
신포닭강정에는 따로 주차장이 없기 때문에 주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와야 합니다. 물론 주말 시장 근처는 이미 수많은 차들로 한 차선이 꽉 막혀 있긴 합니다.
신포닭강정은 시장 골목에서 서로 마주하고 왼쪽에선 제조를 하고, 오른쪽에선 좌석이 있어 손님들이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포닭강정 주변은 항상 닭은 든 사람들이 정신없이 오가는 편입니다. 제가 방문한 날도 손님은 웨이팅을 해야 할 만큼 줄이 있었습니다.
신포닭강정에선 닭강정과 후라이드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닭의 크기와 그 양에 비해서는 비싸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습니다. 요즘 어지간한 프랜차이즈에서 닭 한 마리를 먹으려면 거의 3만원 가까운 비용이 들기 때문에 더 그럴 겁니다. 왜 그리 비싼지는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치킨 배달을 끊은 지가 몇 년은 된 것 같습니다.
어쨌든 신포닭강정의 닭강정의 크기는 일반 프랜차이즈 치킨의 닭보다는 크고 양이 푸짐하기 때문에 비슷한 가격이라고 해도 더 만족감은 클 겁니다. (닭강정과 후라이드가 같은 가격인 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부분이긴 합니다. 후라이드에 '소스 양념'을 더한 것이 닭강정인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천 원이라도 더 비싸지 않은 것이 다행이려나요)
열심히 닭강정을 볶고 계시는 모습입니다. 하루에 수백 마리의 닭을 저렇게 쉼없이 볶으시면 모든 관절이 다 아파 올 것 같습니다. 닭강정을 구입하고선 집에 와서 먹어 봤습니다. 뭐든 그 자리에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는 법이지만 사람이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상 그냥 집에 싸 들고 왔습니다. 저는 닭강정, 후라이드 중 사이즈로 1개씩 사왔습니다.
중 사이즈의 후라이드를 열어 보면 닭의 양이 한 마리는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과 대를 구분하는 건 애초부터 닭의 크기가 다른 게 아니라 한 마리냐 2/3이냐 정도의 차이인 듯합니다. 시간이 지났지만 후라이드의 바삭함은 그대로 살아 있었습니다.
신포닭강정이 자랑하는 닭강정 역시 중 사이즈인데 한 입 먹었을 때 입에 한가득 들어 오는 매콤한 소스가 예전의 기억을 되살려 줍니다. 하지만 뭐랄까요.... 예전과 맛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맛이 달라진 건지, 아니면 맛을 다르게 느끼는 건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그 때의 맛은 아니라고 느껴졌습니다. 일단 닭강정임에도 '바삭함'이 느껴지지 않았고, 그저 '매운 양념치킨' 맛이었습니다. 이런 맛을 먹을 거였으면 고속도로까지 타고 인천을 다녀 올 일은 없었겠죠.
맛이 없느냐, 그건 아닙니다. 맛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닭강정이냐 하면 아니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에 먹었던 신포닭강정은 빨간 양념이 묻어 있어도 강정 특유의 바삭함이 튀김옷에서도, 양념에서도 느껴졌는데 지금은 그냥 국물 많은 양념치킨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사진 상에 보더라도 이렇게 양념이 많을 일인가 싶고, 밥 비벼 먹어도 2그릇은 비비겠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십 여 년 만에 다시 가 본 신포닭강정은 저에게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주기는 했습니다만, 예전의 맛까지 떠올려 주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예전에는 눈도 돌리지 않았던 주변의 신포시장 가게들이 저에겐 더 좋게 다가왔습니다. 근처에 있는 '오늘도 빵(육쪽마늘빵)', '빵카페(모카번)', '신포꼬마김밥' 같은 매장에서 먹은 빵과 어묵이 신포닭강정보다 더 인상깊었습니다.
맛이 변한 건지, 아니면 제 입맛이 변한 건지 모를 신포닭강정, 저는 다시 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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