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커피숍을 즐겨가진 않습니다. 그 이유는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거의 모든 커피숍(특히 프랜차이즈)에서 맛볼 수 있는 커피는 그냥 쓰고 텁텁하기만 할 뿐 커피가 가진 부드러우면서 향긋한 향기와 다양한 맛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 동안은 프랜차이즈 중에서는 폴바셋을 즐겨 찾기는 했습니다만 최근의 폴바셋은 폼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서 그냥 폴바셋 에티오피아 싱글 로스팅 홀빈 원두를 사서 집에서 내려 마시는 쪽을 많이 선택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둘째치고 어지간한 커피숍에서 마시는 것보다 맛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출퇴근을 하면서 매일같이 지나쳐 왔지만 평일 낮 12시에 열고, 그 중 월, 화는 아예 문을 열지 않는 커피숍은 위와 같은 이유로 아예 저의 관심에서 한참을 비껴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여자친구에게 맛있는 것을 사먹여 주고 싶은 마음에 망우동 맛집을 검색하던 중 평소에는 관심도 주지 않았던 모나크 라는 커피숍에서 판매하는 휘낭시에가 맛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되어 방문을 해 보았습니다. (첫 방문은 25년 2월이었고, 3달 동안 한 달에 한 번 이상 다니면서 느낀 점을 포스팅합니다)
커피숍은 넓지 않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앉아서 오래 머무르는 손님들보다는 들고 나가는 분들이 많은 듯합니다. 물론 저도 그런 편이고요. 카페에는 감귤 종류로 보이는 나무에선 열매가 열렸고, 무화과 나무에는 꽃이 피었습니다. 그만큼 사장님께서 관리를 잘 하시는 거겠지요.
카운터 근처에는 다양한 원두 샘플과 드립백 등을 진열해 놓고 판매중입니다. 아직까지 원두를 사지는 않았습니다만 아마 조만간 홀빈을 구입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카운터 앞자리와 전면 큰 창 옆에는 한 번이라도 모나크 사장님들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모나크 사장님들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예쁜 그림이 자리하고 있고, 그 옆에는 5월 휴무 계획이 함께 붙어 있습니다.
기본적인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남사장님께서 직접 내려 주시는 다양한 종류의 원두를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산미와 다양한 향기가 있는 커피를 좋아하기 때문에 주로 에티오피아산 커피를 마시는 편입니다. 한 가지 원두를 고집하기보다는 여사장님께서 추천해 주시는 에티오피아산 원두를 다양하게 마시고 있는데 그때마다 꽤 만족스럽습니다.
물론 컵노트에 쓰여 있는 모든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을 만큼의 절대 미각은 아닌지라 아직은 몇몇 향만 선별적으로 느끼는 수준이긴 하지만 다른 커피숍에서 마시는 탄 맛과 쓴 맛만 나는 커피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풍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깔끔하고 고급스런 모나크 선물상자 포장은 꽤나 인상깊긴 합니다. 저는 포장지 버려지는 걸 그다지 좋아하진 않아서 여자친구에게 사갈 때도 기본 포장으로만 가져가고는 있습니다만, 선물로 줄 때는 받는 분들도 기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모나크 사장님이 직접 만드시는 걸로 추정하는 휘낭시에입니다. 제가 모나크에 첫 방문했을 때 '남성 두 분'이 오셔서 휘낭시에를 시키는 걸 보고 속으로 '아, 이 집 찐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남녀나 여여 두 분이 방문해서는 휘낭시에를 시킬 수 있겠지만 남성 두 분이 함께 오셔서 휘낭시에를 시키는 건 그리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잖아요.;;;;;
휘낭시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어서 선택의 폭이 꽤 넓습니다만, 재고가 여유있진 않습니다. 12시에 오픈하는데 1시에만 가더라도 일부 품목은 'Sold out' 된 경우가 꽤 있더라고요. 그래서 꼭 필요하신 분들은 카카오톡 모나크 채널이나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하시고 가는 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클래식 휘낭시에가 자주 품절되어서 이번 달에는 예약을 하고 방문을 했습니다.
모나크의 휘낭시에는 달긴 하지만 지나치지 않고, 달걀 흰자가 들어가지만 달걀 특유의 비린 향/맛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왜 망우동 맛집에 이름을 올렸는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맛을 자랑합니다. 휘낭시에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기꺼이 구입할 만합니다.
에그타르트도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에그타르트는 겉바속촉의 전형입니다만 제가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한 번 구입을 하고나서는 그 다음부터는 구입을 하지는 않습니다. 휘낭시에는 흰자를, 에그타르트는 노른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마도 달걀 하나로 최대한의 효율을 뽑기 위해서 갖춘 메뉴라고 생각은 합니다.(아닐 수도 있습니다 ㅎ)
2025년 5월의 휴무일입니다. 평소처럼 월,화에 쉬는 건 같지만 24일에 MVRL 로스터리그 결선 때문에 휴무가 추가된 게 눈에 띕니다. 그래서 혹시 로스터리그에 선수로 참가를 하시나 싶어서 검색을 해 봤더니 선수가 아니라 '운영위원장'이셨습니다. 오오~~~~~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로 방문해 보세요.
https://www.instagram.com/mvrl.official/
최근에 여사장님께서 추천해 주신 원두입니다. 컵노트에 플로럴, 블루베리, 라즈베리, 황도라고 써 있어서 전주에 내려가는 내내 텀블러에 담아 맛과 향을 음미해 보았습니다. 첫향은 확실히 꽃향기가 많이 났습니다. 입에 첫모금을 머금었더니 비강으로 꽃향기가 확 치고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속으로는 '오오~~' 하면서 커피를 조금씩 삼켰는데 끝맛에서 베리류의 산뜻한 신맛과 단맛이 느껴지더군요. 블루베리보다는 산딸기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입안이 즐겁더군요.
커피를 마신 뒤에 입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스타벅스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커피를 마신 후 남는 텁텁함(마실 때의 쓴맛과는 별개로요) 때문이고, 폴바셋을 좋아하는 이유도 특유의 깔끔함(역시나 마실 때의 신맛과는 별개로요) 때문인데 모나크의 커피 역시도 그런 깔끔함이 특징적인 것 같아 흡족했습니다. 하지만 커피를 다 마시는 동안 복숭아 향과 맛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건 저의 미각과 후각이 부족한 탓일 겁니다.
평소 커피숍을 즐겨 다니지는 않지만 직장 근처에서 커피를 사서 먹고 싶어진다면 꼭 모나크에서 마시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500원짜리 저가 커피 4~5잔을 마실 수 있는 정도의 가격이지만 그만큼 높은 만족도를 주는 커피숍입니다. 직장 근처에 이렇게 맛있는 커피숍이 있다는 건 큰 행운이라는 생각입니다.
망우동에서 맛있는 커피 드시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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