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유선 이어폰을 구입해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시류가 그러하여 저 역시 블루투스 이어폰과 헤드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유튜버 프로듀서dk 님께서 극찬을 하셔서 어느 정도인가 하고 구매를 하게 되었네요.
일단 제품의 포장상태나 패키지 구성은 정말 격세지감이네요. 예전에는 5만원 대 이어폰을 구입하면 정말 소박하기 그지없는 구성이었는데, 케이블을 교체할 수 있는 방식에 케이블도 저가형 답지 않은 모습이고, 이어팁 역시 3가지 종류에 각 3가지 크기를 제공하고 있는 게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제품의 패키지에 대한 설명은 각 사진에 자세하게 설명했으니 참고하시고요.
박스 포장 상태입니다. 박스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제품과의 이격을 막아 줄 어떠한 완충제도 들어 있지 않아 자칫 운송 과정에서 박스의 찌그러짐 같은 경험을 할 수도 있겠더군요. 제 거는 다행히도 아무 문제 없이 도착했습니다만 완충제로 에어캡 한 두 바퀴만 돌려 줘도 좋을 것 같습니다.
포장 박스에서 제품을 꺼냈습니다. 제품 박스는 비닐로 잘 밀봉이 되어 있습니다. 박스에는 매직으로 마킹하여 다른 색상 제품과 헷갈리지는 않을 듯합니다. 그러나 이 역시도 매직으로 칠하는 것보다 원형 스티커를 붙여 주는 방식이 훨씬 더 보기에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박스는 위 아래를 밀어서 겉 박스를 벗겨내는 형태입니다. 아무래도 제품 단가가 그리 비싸지 않다 보니 속박스는 대량으로 찍고, 색상별로 구별이 되는 겉 박스의 단가는 최소한으로 하려다 보니 선택하게 된 방식 같습니다. 가격대를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제품 박스 윗면을 열면 깔끔한 모양의 퀵가이드가 있습니다. 퀵가이드에는 제품의 착용 방법이 '영어'로 적혀 있습니다. 영어로 써 있어도 그림이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만, 아쉬운 점은 가이드에 분명 이어폰 헤드에도 좌/우가 적혀 있다고 되어 있는데 실제 받아 본 제품에는 좌/우 표시가 없었습니다. 제가 못 찾은 걸 수도 있지만 좌/우를 구분할 수 있도록 설명이 자세히 적혀 있으면 좋겠더라고요.
퀵가이드를 들어올리면 회사 이름과 함께 푸른빛이 영롱한 제품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어폰이 미끄러운 재질이라 이 상태에서 이어폰만 뽑기는 힘들고, 박스를 뒤집어서 종이를 들어낸 후에 반대 방향에서 손가락으로 이어폰 헤드를 꾹 눌러서 밀어 꺼내는 게 편합니다.
이어폰 헤드가 들어 있는 종이를 들어내면 그 안에 꽈배기 케이블을 비롯한 여러 부속품이 들어 있습니다.
제품의 구성품입니다. 이어폰 헤드와 꽈배기 케이블, 각 3개의 사이즈를 가진 3종류의 이어팁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공구 제품에만 제공되는 건지, 기본 패키지에 포함되는 건지는 알 수 없으나 기본적인 구성이라면 꽤 알찹니다. 그리고 각 부속품은 지퍼백에 담겨 있어서 보관하기도 용이합니다. 다만 이어폰을 담아 둘 수 있는 파우치를 제공하지 않는 점은 아쉽지만, 가격대를 생각한다면 그걸 바라는 게 도두....
3가지 크기를 가진 3색 이어팁입니다. 단지 색상만 다른 게 아니라 이어팁의 재질이 달라서 각 이어팁마다의 특성도 탈 것 같습니다. 아직 한 종류밖에 안 꽂아 봐서 이어팁에 따른 특성이 어떠한지까지는 알지 못합니다. 저는 가장 좌측의 회색 이어팁 중 가장 큰 걸 장착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오른쪽의 검정색 이어팁은 시험삼아 리버티3 프로에 꽂아 봤는데, 기존 리버티3 프로 이어팁이 하도 허접스러워서 그런지 음색이 달라지긴 하더군요.
꽈배기 케이블입니다. 두께는 그리 두껍지는 않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꽤 준수합니다. 그리고 이어폰 단자 역시 가격을 생각하면 그 만듦새가 꽤나 훌륭합니다. 이 가격대에서 이 정도의 완성도라면 더 상위 제품의 경우는 꽤 훌륭할 거라 예상이 됩니다.
드디어 이어폰 헤드입니다. 영롱한 빛깔을 가졌는데, 꽤나 미끄럽습니다. 좌우 구분이 별도 표시되어 있지 않은데, 회사 이름이 써 있는 이쪽이 왼쪽입니다. 이어폰의 영롱한 무늬는 수전사 방식으로 입힌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 봅니다.
하지만 그로 인한 단점이 발생했는데, 제품을 착용하기가 좀 힘듭니다. 제품이 예쁜 건 예쁜 거지만 너무 미끄러운 재질로 만들어져 있다 보니 한 번에 착용한 적이 없을 정도로 손에서 잘 미끄러집니다. 적응하면 괜찮아질까 싶다가도 제품을 손에 잡을 때마다 적응 안 되겠는데? 하는 생각이 계속 드네요.
소리가 나오는 부분입니다. 만듦새와 마감이 꽤나 훌륭합니다. 특히 가격대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일단 맥북 에어 M2에 다이렉트로 물려서 기본 음질을 확인해 봤습니다.
사용감을 먼저 적어 보겠습니다.
1. 가격을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음질입니다. 사실 프로듀서dk님의 리뷰를 보고서도 반신반의하면서 구입을 했는데, 이 가격대에 이런 음질이 나온다면 이건 좀 반칙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가 은퇴하자마자 사회인 야구단에 입단하면 이런 느낌이려나요? 급이 다른 선수가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2. 저역의 볼룸감은 적게 느껴집니다. 모니터 성향의 제품이라고는 해도 극저역의 볼룸감은 낮은 편이어서 저음에 대한 아쉬운 마음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역의 양감이 부족하다는 것일 뿐 저음의 다이내믹이나 해상력은 정말 훌륭합니다. 양적으로 풍부하지 않아도 타격감은 확실히 느껴지거든요. 간만에 이 이어폰을 꽂은 뒤에 메탈리카 음악을 들어 봤는데, 킥 드럼을 굉장히 명확히, 뭉개지지 않고 들려 줍니다. 메탈리카 형들은 올해 신보를 냈더군요.선공개된 2곡 중 Lux Æterna가 간만에 나온 메탈리카 특유의 달리는 노래인데 상당히 인상적인 드럼 사운드를 들려 줍니다. 또한 저역의 타격감은 가격대에서 기대하기 힘든 수준입니다. 메탈리카 노래에서 감흥이 느껴져서 스피드 메탈 노래 몇 곡을 들어 봤는데 저역이 넘쳐나지 않을 뿐 타격감은 정말 인상적이네요.
3. 밸런스가 뛰어납니다. 물론 이 제품이 수십 만원짜리 이어폰과 직접적인 비교를 할 수는 없겠지요. 어디까지나 이 가격대에서의 이야기입니다. 대부분 저가형 이어폰은 드라이버 자체의 문제이든, 튜닝의 실패이든 간에 해상력과 밸런스 둘 중 하나는 무조건 붕괴가 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저역, 중역, 고역 간의 밸런스가 꽤 잘 잡혀 있습니다. 해상력이 좋은데 밸런스까지 좋으니 음악이 제법 정확히 들립니다. 다만, 특정 고역에서 귀에 자극을 주는 소리가 나기도 합니다. 약간의 치찰음도 느껴지고요. 자극을 주는 소리는 주로 하이햇을 때릴 때 들리는데 그걸 제외하고는 정직한 소리를 꽉차게 들려 주는 편입니다.
4. 착용하기 전에는 미끄러짐 때문에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위에 단점을 썼지만, 일단 착용하고나면 착용감이 정말 좋습니다. 제품 자체의 무게가 엄청 가볍고, 꽈배기 줄도 무겁지 않아서 귀 언저리를 간지럽히는 줄의 느낌만 느껴지지 않으면 착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합니다. 고개를 좌우로 격하게 흔들어 봐도 귀 안에서 고정된 채 움직이지 않고요, 빠지지 않습니다.
5. 소리가 큽니다. 저가 제품의 경우 볼룸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볼룸을 높이면 소리가 공중에 뜬 것처럼 허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제품의 경우는 볼룸을 올리면 너무 커서 귀가 아픕니다. 맥에어 기준으로 애플뮤직 플레이어 소리를 100%로 놓고, 키보드에서 조절하는 메인 볼룸을 5, 6칸(전체 볼룸은 16칸. 즉 5/16~6/16이니 약 1/3 정도입니다)으로 놓고 들으면 귀가 꽉 찹니다. 어떤 건 그마저도 너무 크게 들려서 조금 낮추고요.(주로 K-POP이 그렇습니다) 음악을 작게 듣는 편은 아닌데도 굉장히 타격감 좋은 소리가 귀를 직접 때리니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볼룸을 높이더라도 소리의 밸런스가 흐트러지지 않는 것도 굉장히 큰 장점입니다. 소리가 공중부양하지 않고 옹골차게 들립니다.
6. 공감감이 뛰어납니다. 평소에 뮤지컬 영화를 좋아해서 '위대한 쇼맨' OST를 굉장히 자주 듣는데, 메인 테마 중 하나인 'This is me'는 지금까지 수백 번 이상을 들어서 이어폰 간의 차이를 느끼기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노래 중간에 1:58~2:00 사이에서 "For we are glorious~" 라는 가사 뒤에 오른쪽 귀에서 "쒸~악!" 하는 효과음이 들리는데요. 이게 오른쪽 저너머에서부터 바로 위 앞까지 이동하는 듯한 공간감을 형성해 주며 들립니다. 저가형에서 듣기 힘든 공간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블루투스 헤드폰을 앤커 사운드코어 Q45를 쓰고 있는데, 음질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공간감 만은 이 녀석이 꽤 괜찮다고 느끼고 쓰고 있는데(하루 왕복 3시간을 전철을 타고 다니기 때문에 음질보다는 노이즈캔슬링과 공간감 위주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Q45에서도 느끼기 힘든 정도의 소리의 움직임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게 이런 느낌이었나 하고 몇 번을 들었네요. 그리고 전반적으로 위대한 쇼맨 ost랑의 궁합이 좋네요. 뮤지컬 영화 특유의 공간감과 정위감이 정말 잘 느껴집니다.
이 밖에도 여러 장점을 느끼고는 있는데 분명한 건 단점보다 장점이 월등히 많은 제품임에 분명합니다. 이 녀석을 사고 나니 DAC을 사야 하나, 앰프를 사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되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블루투스로 넘어가면서 모든 걸 다 내려 놨다고 생각했는데, 휘유~~ 5만원대 제품이라고 방심했나 봅니다. 지가 해 봤자 얼마나 하겠어....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사 버린 제가 잘못했네요. ㅡㅡ;;; 여러 충동이 생기는 걸 그래 5만원대 제품에 무슨 몇십 만원짜리를 물리냐, 배보다 배꼽이 크겠다 하는 마음으로 겨우 버티고 있는 중이에요. 여러분......방심하지 마세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들려 주는 이어폰이 될 겁니다. 그래서 단점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즐거운 음악 감상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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