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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wers&Wilkins Px8 S2 - 얘들아, 후속기는 이렇게 만드는 거야

음향기기/헤드폰

by 듣고 보고 먹은 기록 2025. 11. 2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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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는 유독 무선 이어폰과 헤드폰이 많이 출시되었습니다. 각 브랜드에서 처음 출시하는 제품보다도 기존 제품의 후속기가 더욱 많은 편이었습니다. 매년 신제품을 출시하는 소니나 보스, 매주 신제품을 내는 것 같은 QCY 같은 회사는 제외하고, 몇 년마다 한 번씩 제품을 출시하는 회사들도 올해 유독 많은 신제품이 출시되었습니다.

그 중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를 했던 제품은 포칼의 베티스와 Bowers&Wilkins의 Px8 후속기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 두 개를 모두 구입을 했는데 오늘은 그 중 하나인 Bowers&Wilkins Px8 S2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는 Bowers&Wilkins(이하 B&W)의 무선기기를 꽤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출시가 100만원이 넘는 헤드폰을 구입한 주제에 무슨 소리냐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B&W의 소리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 회사가 출시하는 스피커를 구입할 돈도, 그 스피커를 원활히 구동할 수 있는 앰프를 살 돈도, 그 스피커와 앰프가 제대로 소리를 낼 수 있을 만한 공간을 가진 집을 살 돈도 없기 때문입니다. 돈이 없기 때문에 무선 헤드폰 Px8로 저렴하게, 그리고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B&W 사운드를 즐기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 중에 Px8 S2의 전세계 최초 출시 기념 공동구매에 참여하여 Px8 S2 2대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포장

B&W Px8 S2의 박스 포장은 기존 Px8과 거의 유사합니다. 전면에는 제품의 디자인이, 내부에는 흰 무지박스에 회사 이름이 각각 표현되어 있고, 종이상자 한가득 캐링 케이스가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기 위해 구입한 색상은 웜스톤입니다. 따뜻한 돌색이라는 게 무슨 뜻인가 싶은데 그냥 살구색 스타킹 색상과 엇비슷합니다. 제플린 프로도 저런 색상인데 B&W는 저 스타킹 색상을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박스 내부

실제 제품 색상은 박스 또는 온라인 제품정보에서 볼 수 있는 색상과 톤이 살짝 다릅니다. 사진 상에는 약간 더 붉은 느낌이긴 하지만 저렇게까지 진하지는 않더라도 박스에 보이는 것보다는 확실히 더 진합니다. Px8에 비해 색상이라든가 외관이 한층 더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가격이 비싸진 만큼 더 비싸 보이는 효과는 확실히 있습니다. 물론 처음 온라인에서 제품 이미지가 공개됐을 때 이전 모델에서는 안에 감춰져 있던 케이블이 겉으로 드러나는 게 맞나? 하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만, 실제 제품을 받은 후에는 저 케이블이 제품의 고급감을 한층 더 끌어 올리는 느낌을 주었기 때문에 B&W 디자이너들도 일이라는 건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캐링케이스 안에는 퀵스타트 가이드와 워런티 문서와 제품 색상과 유사한 오묘한 색상의 케이블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케이블은 USB-C to C, 3.5mm to USB-C 2종입니다. USB-C to C 케이블로는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연결해서 디지털 입력을 받아 최대 24bit 96KHz 신호를 입력받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3.5mm 아날로그 신호를 USB-C로 전환해서 받아 주는 케이블입니다. 아날로그 단자를 아예 없앰으로써 제품을 더 날렵하게 만들 수는 있었겠으나 아날로그 오디오 인터페이스, 컴퓨터, 기타 기기에서 쏴 주는 신호를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못하기 때문에 아날로그 갬성은 확실히 느끼기 어렵습니다.

 

제품 외관

왼쪽 위는 이전기기인 Px8입니다. Px8도 충분히 고급스러웠으나 Px8 S2와 나란히 놓고 보니 확실히 만듦새가 더 고급스럽습니다. 게다가 두께도 더 얇아져서 헤드폰을 썼을 때 훨씬 더 날렵해 보이고, 댄디해 보입니다. Px8이 다른 헤드폰과 다른 군더더기 없는 단정함이 장점이었는데 Px8 S2에 이르러서는 없는 군더더기마저 더 없애서 더욱 단정해 보입니다. 특히나 황토색+회색의 조합으로 다소 이질감이 있었던 색상 조합이 알루미늄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유사한 색상으로 톤을 통일하여 보기가 더 좋아졌습니다.

선물용으로 함께 구입한 Px8 S2 오닉스 블랙 색상입니다. 이전 Px8의 검정색과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었지만 실제 제품을 받아 본 후에는 훨씬 더 탄력있는 검은색이어서 고급스럽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번 제품은 확실히 색상을 더 고급스럽게 잘 뽑은 느낌입니다.

마지막 사진은 여자친구와 제가 나누어 갖고 있는 Px8 S2, Px8, Px7 S2e 가족 사진입니다. 저 중 하나는 곧 다른 집에 입양될 예정이었고, 실제로 입양되었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 가족사진이 되었네요.

 

Px8 S2 오닉스 블랙 근접샷입니다. Px8 시리즈에는 터치식 센서가 없습니다. 왼쪽에는 전원 및 블루투스 페어링 스위치, 노이즈캔슬링 전환 버튼이, 오른쪽에는 볼룸 업/다운, 재생/멈춤 버튼이 각각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어떠한 잡스러운 기능도 없습니다.

 

이어패드 안쪽을 사진찍지 않아 몇 달 사용한 후에 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왼쪽과 오른쪽 모두 귀 방향에 맞게 드라이버는 기울여져서 제작이 되었고, 이어패드는 매우 부들부들한 가죽으로 되어 있어서 촉감이 좋습니다. L과 R이 써 있는 천은 상당히 얇은 편이기 때문에 유닛에 손상이 갈 수도 있으므로 저 부분에 손을 직접 갖다 대며 만지작거리지는 않아야 합니다.

 

앱 설치

B&W의 앱은 별 기능이 없기로 유명합니다. 그 흔한 EQ 프리셋 하나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냥 기본값으로 듣던지, 알아서 조정해서 들으라는 뜻이겠지요. 매우 불친절합니다. 이게 영국 스타일인가 싶다가도 같은 영국 브랜드인 캠브리지오디오는 이 정도까진 아닌 걸 보면 그냥 회사가 그런 거 같습니다. 디자인과 사운드 튜닝이 중요하지 앱 따위 어쩌라고 하는 회사 분위기인 건지. 다행히 사운드가 EQ를 건드리지 않아도 될 만큼 완성도가 높고, 제조사가 의도한 기본 사운드만 들어도 충분하기 때문에 약간의 아쉬움만 있을 뿐 심각하게 문제로 다가오진 않습니다.

 

소리

가장 중요한 소리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소비자가격을 가진 헤드폰이 음질이 나쁘면 안 되겠죠. 소리는 참 좋습니다. Px8 S2는 기존 Px8이 가진 풍성한 저음과 균형잡힌 사운드 같은 장점과 해상력과 처음과 달리 '죽어버린' 고역대로 인해 다소 줄어든 공간감 등의 단점을 매우 영리한 방식으로 보완하였습니다. 그 결과로 B&W 만의 시그니처 사운드를 유지하면서도 더 좋은 소리를 들려 주게 되었습니다. 공동구매로 90만원 정도에 구입했지만 그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은 제품이 되었습니다. 

 

소리의 장점

Px8 S2의 저음은 Px8과 유사하게 풍성하긴 하지만 거기에 단단함이 추가되었습니다. 그래서 전작에서 빠른 응답이 필요한 락과 메탈 계열을 재생할 때 아쉬웠던 부분을 말끔히 메웠습니다. 물론 여전히 포칼 베티스 같은 빠른 응답까지는 아니지만 전작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역이 타이트해졌습니다. 응답이 빨라져서인지 해상력도 매우 향상이 되었습니다. Px8에서도, Px7 S2e에서도 듣지 못했던 '소리'가 들립니다. 이건 저 만의 한정적인 경험 만은 아닙니다. 제가 블랙 제품을 선물한 여자친구도 듣자마자 그런 말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일단 기존의 B&W 제품군에 비해 해상력이 한 단계 좋아진 것만은 분명합니다. 해상력은 Px8 S2 > 포칼 베티스 > Px8 순인 것 같습니다.

또한 클래식, 재즈, 어쿠스틱에서 장점을 가졌던 Px8을 넘어서 팝, EDM, 락, 메탈에서도 평균 이상의 음악감상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특히나 무리하지 않고 여유있게 풀어내는 저역의 매력은 Px8 S2가 가진 최고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저음의 BOSE' 라고 통용이 되지만 제 개인적 경험으로는 BOSE보다 더 매력적인 저역은 B&W인 것 같습니다.

 

소리의 단점

참고로 먼저 말씀을 드리자면 전작인 Px8을 저는 두 번 구입을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구입하자마자 너무 강한 치찰음 때문에 도저히 귀가 아파서 안 될 것 같아서 바로 포칼의 베티스로 갈아탔었습니다. 그랬다가 Px8의 펌웨어 업데이트 이후 치찰음이 많이 없어졌다고 해서 재구입을 해서 꽤 오랜 시간 잘 써 왔습니다. 그 만큼 저는 치찰음에 좀 취약한 귀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Px8 S2도 치찰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치찰음이 첫 번째 Px8 때보다 강하지 않고, 고음역대의 해상력을 높여 주면서 공간감을 열어 주기 위한 세팅이라는 생각이 들어 별도의 EQ 설정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 동글을 이용하여 AptX Adaptive 코덱으로 음악을 들으면 애플 AAC 코덱으로 들었을 때보다 고역이 한결 정제되어 들리기 때문에 치찰음 때문에 괴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다만 AAC 코덱으로 들으면 고역이 다소 정제되지 않아서 치찰음이 더욱 강조되게 들립니다. 치찰음 영역대 이상의 주파수 대에서 치찰음 영역대를 보완해 주어야 하는데 AAC 코덱의 대역폭 한계로 인해 그렇게 들리는 것은 아닌가 추측만 할 뿐입니다. 따라서 고음역대에 민감성을 가진 분들은 다소 불호에 가까운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총평

B&W Px8 S2는 소니, 보스, 애플 같은 전자기기 업체들이 노이즈캔슬링에 목숨을 건 것처럼  ANC 성능을 높여 갈 때 '헤드폰은 소리를 줄이려고 쓰는 게 아니라 음악 감상을 하기 위해 쓰는 거야'를 보여 주던 Px8의 후속기로서 그러한 B&W의 소리에 대한 집착이 더욱 업그레이드 된 제품입니다. 이전 제품도 써 왔던 사람으로서 Px8 S2는 단순히 디자인이 예뻐지고, 소재를 좋은 걸 써서 가격을 올렸다고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소리에 대한 향상이 가장 크게 다가오기 때문에 Px8에 비해 높아진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여러 제조사들이 연이어 후속작을 내놓고 있지만 Px8 S2가 시사하는 바는 상당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노이즈캔슬링만 좋아진다고, 디자인이 예뻐진다고, 앱에서 수많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해도 음향기기는 결국 얼마나 좋은 소리를 들려 주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정해진다는 것입니다. 2025년에 여러 음향기기를 들였지만 그 만족도에서 Px8 S2를 단연코 맨 앞자리에 두고 싶습니다. 진짜 음악을 듣고 싶은 분들께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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