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2025년 국내 시장에서 에디파이어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미 20년 넘게 협력을 이어 오고 있던 스피커 라인업에서 브리츠와의 관계는 유지하면서도 네트워크 홈스피커, 무선 이어폰과 헤드폰 등 기존까지는 국내에 잘 들여 오지 않던 라인업까지 일제히 선보이면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리려고 노력하는 게 보입니다.
올해 선 보인 제품만 해도 10종은 족히 넘어서 '주간 QCY'에 이어 '월간 에디파이어' 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QCY처럼 저가형 모델로만 채워 지는 게 아니라 10만원 이하에서 60만원 대까지 고른 가격대로 제품을 출시하는 건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제품도 30만원대에 출시한(공동구매 가격은 18만원대) 에디파이어의 Neobuds Planar 평판형 블루투스 이어폰입니다.
에디파이어의 Neobuds Planar는 꽤 오래 전 인수한 STAX로부터 평판형 기술을 가져 와 에디파이어의 무선 기술을 더하고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한 제품입니다. 이전 모델인 에디파이어 STAX SPIRIT S10이 STAX의 성능적인 부분이 강조된 제품이라면 Neobuds Planar는 가격을 좀 더 낮추고 필수적인 기능만 넣은 나름 보급형 제품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포장과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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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는 기본적으로 꼼꼼하게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무지박스 안에는 제품 박스를 고정하는 종이 완충재가 추가로 있어서 운송 중 발생할 수 있는 파손을 막아 줄 수 있습니다. 박스의 전면과 후면에는 빼곡하게 다양한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최대 30시간까지의 사용시간, 평판형 드라이버를 사용했다는 등의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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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buds Planar는 속박스가 흰색입니다. STAX SPIRIT S10의 속박스는 좀 더 두꺼운 검은색이었던 걸 감안하면 박스에서도 원가 절감은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포장이 부실하거나 아쉬움이 느껴지진 않습니다. 포장은 그 어떤 제품보다 만족감이 높은 편입니다. 18만원이라는 공동구매 가격을 감안하면 오히려 훌륭한 편입니다. 전체적으로 흰색이라 그런지 깔끔해 보입니다. 이어폰 케이스를 꺼내고 아래에 받치고 있는 종이판을 걷어내면 그 아래에 구성품이 담겨 있는 종이상자가 있습니다.
제품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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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는 흰색이지만 정작 제품은 검은색이라 좀 이질감은 있습니다. 종이상자에는 설명서, 파우치, 이어팁, USB A to C 케이블, 방습제가 들어 있습니다. 이런 게 바로 '조그만한 파우치'죠. 디올 대신 제조사인 에디파이어 택이 붙어 있습니다. 어디 가서 명품이라고 구라도 못 칩니다. 뇌물로 주기엔 많이 부족한 조그만 파우치입니다. 이어팁은 이어폰에 꽂혀 있는 L 사이즈 외에 추가로 4개 사이즈가 더 들어 있습니다. XS, S, M, XL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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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 케이스는 위에서 내려다 봤을 때는 크기가 그렇게 크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에어팟 프로3 케이스보다 조금 더 큰 정도입니다만 옆에서 봤을 때는 에어팟 프로3 케이스에 비해 높이가 거의 1.5배 정도입니다. 케이스 자체에는 소리가 나는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지는 않고, 무선충전은 지원합니다. 케이스를 열거나 충전중에는 전면부에 LED가 감각적으로 빛이 납니다. 같은 회사의 ES300 네트워크 홈스피커에서도 동일한 LED 발광 형태를 볼 수 있는데 아마도 회사의 시그니처인가 봅니다. 케이스에는 이전 STAX S10이 STAX 로고를 달고 있는 것과 달리 에디파이어 로고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케이스 안쪽에는 야구 홈베이스와 유사한 오각형의 페어링 버튼이 존재하고 있어서 자동으로 연결이 되지 않을 때 수동 페어링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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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파이어 Neobuds Planar의 유닛은 각이 져 있는 기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어팟 프로3에 비해는 기둥이 두껍고 유닛 자체의 부피도 큰 편입니다. 아무래도 12mm의 평판형 드라이버를 내장해야 하기 때문이겠죠. 크기가 큰 것보다는 넙대대한 두께감이 제품의 그립감을 다소 안 좋게 합니다. 넓지만 납작한 모양 때문에 이어폰을 장착한 모습이 정면에서는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습니다만 옆에서 봤을 때는 둔탁해 보이는 면은 있습니다. 물론 보스의 울트라 시리즈에 비하면 매우 슬림합니다.
앱 설치 및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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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에 있는 QR코드를 카메라로 인식하면 앱을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 에디파이어는 앱을 하나로 통합할 수는 없는 건지 제품 3개를 가지고 있는데 앱이 모두 다릅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좋을 수 있으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합니다. 앱 자체에는 기능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일일이 설명하기도 어렵고, 복잡한 느낌이 있습니다. UI가 썩 좋지 않기 때문에 내가 필요한 기능을 찾아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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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이 많은 것은 좋지만 앱 구성에서 필요한 기능을 찾아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번역이 어색한 것도 있고, UI가 직관적이지도 않습니다. 어쩌면 이어폰에서 가장 중요할 수 있는 EQ 설정은 디테일하게 바꿀 수 있도록 되어 있긴 하지만 EQ 적용이 그리 잘 먹는 편은 아닙니다. 그래서 에디파이어에서 제공하는 프리셋 3종 중에서 하나를 골라 쓰는 것을 추천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 설치를 하니 '다이나믹'으로 설정이 되어 있더군요. 소리를 들어 보고는 약간의 왜곡이 있는 것 같아 '오리지널'모드로 계속 듣고 있습니다.
'정전기' 같은 이상한 번역은 에디파이어가 한국 시장을 신경 쓰고 있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왠지 이 모드로 음악을 들으면 온몸에 정전기가 발생할 것 같은 짜릿함을 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고음역대가 한껏 부각되어 가뜩이나 중고역이 강려크한 평판형 기기를 더욱 듣기 힘들게 만드는 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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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쌍의 이어팁을 제공하지만 이어팁의 재질이 너무 부드럽고 연해서 XL 사이즈로 음악을 듣다가 이어폰을 빼면 뽁 소리와 함께 저렇게 트럼펫이 됩니다. 왠지 빵빠레를 잘 불 것 같은 이어폰입니다. 조만간 이어팁을 바꿔 줘야겠습니다.
소리
가장 중요한 소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처음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을 들으면 다소 '이질적'인 소리가 납니다. 아무래도 평판형 드라이버의 재질과 구조가 기존에 들어왔던 다이나믹 드라이버(DD)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차이일 겁니다. 또한 유닛이 풀어지는 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첫인상에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음악을 듣다 보면 유닛도 풀어지면서 에이징도 되고, 비싼 돈을 들였는데 왜 이러지, 더 좋은 소리가 나야 하는데~ 하면서 뇌이징도 되기 때문에 좋은 소리가 들려 오게 됩니다. 아주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인간의 감각이란 원래 그렇습니다.
소리의 장점
Neobuds Planar이 가진 소리의 장점은 중고역 소리가 정말 귀에 쏙쏙 꽂힌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여성 보컬의 경우 바로 앞에서 노래를 불러 주는 것처럼 소리가 명확하고 선명하게 들립니다. 평판형 특유의 해상력과 섬세함 덕분에 보컬의 숨소리, 끝음의 호흡, 리버브까지 선명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 성향은 피아노곡, 현악곡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두 개 이상의 건반을 동시에 눌렀을 때 아주 미세하게 다른 타이밍까지도 알아챌 수 있으며, 한 음을 길게 늘이다가 음을 끝냈을 때 해머가 현에서 떨어지면서 나는 미묘한 음의 변화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무선 이어폰으로 낼 수 있는 거의 최상급의 소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본 스펙이 20Hz부터 시작이기 때문에 저역이 그리 깊지는 않지만 중저역의 타격감은 꽤 좋은 편입니다. 평판형 드라이버의 특성상 저음을 표현할 때 불필요한 부밍이 없으며, 빠른 응답 덕분에 드럼과 베이스가 매우 명확하게 구분되는 편입니다.
팝, 클래식, 재즈, 스피드메탈, 여성보컬에 잘 어울리는 사운드입니다.
소리의 단점
Neobuds Planar는 평판형의 특성상 극저역 표현이 되지 않습니다. 에디파이어가 튜닝을 통해 중저역을 부풀게 들리게는 해 주었지만 하드웨적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Queen의 Face it alone, Billie Eilish의 Bad guy, ilomilo, DVBBS&Borgeous의 Tsunami 같은 곡들에는 극저역의 소리가 곡의 포인트처럼 사용이 되고 있는데 Neobuds Planar는 그 소리를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합니다. Alan Walker의 The drum 같은 곡에서는 그래도 듣기 좋은 소리를 내 주지만 그 이하의 극저역대가 나오는 곡은 밋밋하게 소리가 나와서 다소 실망스럽습니다.
고역대가 잘 나오긴 하는데 너무 강조를 해서인지 치찰음 음역대가 살짝 거슬립니다. 락이나 메탈 음악을 들을 때는 라이드 심벌과 하이햇이 지나치게 금속성의 소리가 나는데 그건 원래 악기가 가진 실제 소리를 어느 정도 표현했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반면, 원래부터 금속성의 소리를 내는 여성 보컬의 경우는 듣기 매우 불편한 소리를 내 주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안유진이 소속된 IVE의 전노래가 다 그랬습니다. IVE는 보컬을 강조하기 위함인지 소리가 전체적으로 날카롭게 녹음이 되어 있는데 그 날카로움이 Neobuds Planar를 만나니 저는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공간감도 다소 아쉽습니다. 소리가 좌우로 펼쳐져 있어서 스테레오감은 잘 느낄 수 있지만 악기간의 뎁스(거리감)은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무선 기기에서 그런 것까지 기대하는 건 무리겠죠. 이건 좀 억까라고 보셔도 됩니다.
이건 하드웨어 한계는 아닐 텐데
평판형 드라이버는 어느 정도 '볼룸'이 확보가 되어야 더 좋은 소리를 내 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선 모델의 경우 강력한 헤드폰 앰프가 요구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블루투스 이어폰에게 외부의 강력한 앰프 따위는 바라기 힘듭니다. 그저 이어폰에 내장된 배터리와 앰프를 통해 소리를 끌어내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앰프가 강력할수록 배터리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 것이고, 무선 기기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되니까요. 노이즈캔슬링을 켜면 5시간 동안 음악을 들을 수 있다고 하는데 아마 그게 한계였을 겁니다. 그래서 에디파이어는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평판형 맛만 보라고.
게다가 에디파이어는 기본적으로 법을 잘 지키는 회사인지라 EU에서 권장하는 적정 볼룸 이상의 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설정을 한 것도 같습니다.(이런 것까지는 굳이 안 지켜도 될 텐데. 게다가 여기는 아시아라고) 제가 기본적으로 음악을 크게 듣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아이폰으로도, Questyle QCC Pro 동글로도 100% 볼룸 상태에서도 다른 기기의 80% 정도밖에 볼룸 확보가 되질 않습니다. 소리가 크지 않으니 대편성의 클래식을 들어도 그 공간감이 온전히 살아나지 않아 아쉬움은 생깁니다. 지금보다 볼룸이 20%정도만 커지면 만족도가 더욱 높아질 것 같습니다.
소리에 대한 총평
무선이라는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출력을 낮추었음에도 기기 자체가 가진 하드웨어 깡성능을 바탕으로 한 정교한 해상력과 밸런스는 칭찬할 만합니다. 게다가 공동구매로 18만원대라는 가격에 구입한 저로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능이라는 생각입니다. 음악에 따라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음악은 듣기 좋은 소리를 내 줍니다.

마치며
에디파이어 Neobuds Planar는 STAX의 평판형 드라이버 기술을 바탕으로 30만원대로 출시한 평판형 블루투스 이어폰입니다. 배터리를 사용하는 무선기기이기 때문에 평판형 드라이버가 가진 장점을 100% 살리지는 못함에도 다이나믹 드라이버보다 더 나은 해상력과 섬세한 표현력은 Neobuds Planar의 장점입니다. 듣는 장르와 가수에 따라서 호불호는 갈릴 수 있겠으나 재즈, 팝, 클래식, 락과 메탈 장르에서는 뛰어난 소리를 들려 주고, 여성 보컬의 장점을 잘 살려 줍니다. 30만원이라는 가격이 절대 낮은 가격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듣지 못했던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고음질 선호자라면 구입해서 들어 보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에어팟이나 버즈 시리즈가 무선 이어폰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무선 환경에서 더 나은 음질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에게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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