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테크니카는 유선 헤드폰 시장에서 꽤 이름을 떨쳤습니다. 지금까지도 유선 헤드폰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저도 꽤 오래 전 오디오테크니카의 오픈형 헤드폰을 사용하면서 그 특유의 중고역 해상력에 더해 탁월한 공간감에 감탄을 하면서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무선의 시대가 된 지 이미 오래이고 오디오테크니카 역시 무선 기기를 꾸준히 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무선 시장에서 오디오테크니카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간간이 신제품 출시 소식을 전해 오고는 있지만 딱히 히트작이라 할 건 없는 것 같습니다.
과연 오디오테크니카의 무선 이어폰이 그렇게 별로인 건지, 아니면 그저 마케팅의 부재 때문인 건지 출시된 지 몇 년이 되긴 했지만 고급형 ATH-TWX9을 통해 알아 보겠습니다.
제품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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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포장은 평범합니다. 흰색 바탕 중앙에 제품 이미지를 두고는 있는데 딱히 디자인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진 않습니다. 포장된 제품 상자를 열어 보면 오히려 검은색으로 깔끔함에 고급감을 더하고 있어 고급 제품을 구입했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런 고급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오디오 테크니카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검색을 하는데 꽤나 애를 먹은 이유이기도 한데 도대체 제품명이 ATH-TWX9은 무슨 생각으로 만든 겁니까. 검색을 하고 싶어도 저 알파벳 조합을 모두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는 게 도무지 상식적이지 않아 보입니다. AT 까지는 오디오 테크니카의 앞글자라 치고, 중간의 TW는 트루 와이어리스라 칠 수 있겠는데 H는 뭐고 X는 또 뭔가요. 유선 시절에 소니와 자웅을 겨루던 오디오 기기 전문 기업이라고 소니의 WH-1000XM6와 같은 네이밍을 염두에 둔 건가요? 이 후속 모델은 ATH-TWX9MK2 인 걸 생각해 보면 이게 무슨 짓인가 싶습니다. 제품명에 이런 짓을 해 놓고 이게 대량 판매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 전형적인 공대생 갬성인 건가요?

제품 외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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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내부에는 제법 두꺼운 문서들이 들어 있는 종이함, 여러 이어팁이 들어 있는 종이함, USB A to C 케이블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제 눈에 띈 것은 바로 수많은 이어팁. 대부분 4~5쌍 정도의 이어팁을 제공하는데 ATH-TWX9에는 이어폰에 기본 꽂혀 있는 것을 포함해서 총 12쌍의 이어팁이 제공됩니다.
이어팁은 이어폰과 결합하는 부위의 길이에 따라 롱, 스탠다드, 숏으로 구분이 되며 각각 사이즈별로 4쌍이 들어 있습니다. 롱, 스탠다드, 숏은 사람마다 귓구멍의 깊이가 다르기 때문에 더 나은 노이즈캔슬링과 소리의 전달을 위해 그렇게 만든 것으로 생각은 합니다만 글쎄요, 그게 과연 제조단가를 그렇게 높일 만큼의 차이를 주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역시도 제품명처럼 그냥 공대생 감성 같아 보입니다.
제품의 케이스는 보통의 다른 제품들과 분명히 구분이 되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조개껍데기 모양으로 생겼습니다. 힌지가 다소 어색하게 만들어진 것 빼고는 디자인적으로 꽤 예쁩니다. 다만 먼지가 너무 잘 묻는 재질이어서 쉽게 지저분해지는 편은 아쉽습니다.
제품 외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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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내부에는 장기간 미사용시 케이스의 배터리를 이어폰 유닛이 강제로 전기를 모두 빨아 먹어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킬 것을 염려하여 테이프를 감아 놓았습니다. 배터리 건강을 신경 썼다고 하기엔 제품을 처음 꺼냈을 때 케이스고 유닛이고 간에 모두 배터리가 전혀 남아 있지 않아 한 시간 정도를 충전시키느라 사용을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무슨 이어폰을 사용해 왔는데 아예 전원이 켜지지도 않는 이어폰은 처음이었습니다. 배터리의 효율이 우선이지 사용자의 당혹감 따위는 내 알 바 아니라는 매우 기계적인 마인드 감사합니다.
케이스 내부에는 UV 살균 LED가 들어 있어 사용자의 귀 건강을 신경 쓰고 있습니다. 외이도염 걱정은 다소 덜 수 있겠습니다. 다만 이어팁 내부의 도관이 제 귀에 안 맞는 건지 지나치게 착용감이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한 시간 이상 착용하고 있으니 귓구멍이 너무 아팠습니다. 여러 가지로 저를 곤혹스럽게 하는 제품입니다.
앱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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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을 설치하는 과정에 글씨가 정말 작고 길게 써 있어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긴 합니다. 앱에 정말 많은 것을 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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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유닛을 꺼냈을 때 케이스와 유닛 모두 배터리가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한 시간 정도를 기다려서 앱 설치를 했는데 앱 설치가 다소 불친절해서 설치에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꽤 오랜 시간을 충전했는데 앱 상에서 보면 케이스에 우선적으로 충전이 가득 되고 그 이후에 유닛이 충전이 되는지 케이스에는 95%, 좌우 유닛에는 배터리가 0, 1로 표기되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 이게 출시가 30만원대 제품이 맞는지 고개가 갸우뚱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케이스의 충전은 최소화하면서 유닛을 먼저 충전하고 유닛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든 후에 케이스를 충전하는 게 순서상으로 맞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제조국의 문제인 건지, 공대 갬성이 문제인 건지 모르겠습니다.
펌웨어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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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웨어 업데이트를 하려고 했더니 펌웨어 내용을 반드시 확인하라고 나오더군요. 그래서 확인해 보려고 링크를 눌렀더니 일본어가 툭 튀어 나옵니다. 아니 이런.....
시작도 하기 전에 진이 먼저 빠집니다. 이건 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것 같습니다. 얘네는 앱이라는 걸 만들어 본 적이 없는 건가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합니다.
앱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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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은 정말 다양한 기능이 있습니다. 볼룸을 기본 16단계에서 최대 64단계로 자세히 나눌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런 기능이 도대체 왜 필요한 건지 뼛속까지 문과생인 저로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노이즈캔슬링을 개인화할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개인의 귀 모양이나 청력에 따라서 노이즈캔슬링을 다르게 적용한다는 건데 보정 기능을 실행해 보니 삐융삐융 하는 소리가 나더니 금방 끝났습니다. 개인 설정을 마치고 소리를 들어 보니 확실히 이전과 노이즈캔슬링이 다르게 적용이 된 것 같았습니다. 안 들리던 화이트 노이즈가 들리는 걸 보면요. 그래서 다시 초기화하고 그냥 비행기 모드로 놨습니다. 개인마다 다르게 적용된다고 했지 더 좋게 적용된다고는 안 했다는 건가요.
그리고 이어폰 유닛을 본체에서 분리해서 귀에 꽂으면 거의 모든 회사가 마스터와 슬레이브를 알아서 설정하고 양쪽 귀에서 동시에 '배터리가 낮습니다, 높습니다', '1번 기기에 페어링되었습니다' '페어링이 해제되었습니다' 같은 메시지가 들리는데 얘는 왼쪽 유닛과 오른쪽 유닛에서 각각 소리가 들립니다. 한쪽을 꽂고 다른 쪽을 꽂으면 그 시간 차이만큼 '동일한 메시지가 시간 차이를 두고 왼쪽에서 한 번 오른쪽에서 한 번' 들립니다. 이게 무슨.....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설정입니다.
소리
극저역은 없습니다. 해상력 좋습니다. 보컬 영역대에 치찰음 있습니다. 고역이 귀를 아프게 합니다.(이어폰 자체가 귀를 물리적으로 아프게 하는 게 더 심합니다) 소리의 평가가 크게 의미 없는 제품입니다. 소리 자체는 좋은 쪽에 더 가깝지만 이 돈 주고 구입할 제품 중에서는 이 제품과 엇비슷한 소리를 들려 주는 제품이 꽤 많습니다.
총평
제목에도 썼지만 이 제품은 이과생이 세상을 지배해선 안 되는 이유를 여실히 증명하는 제품입니다. 제품 자체만 놓고 보면 오디오 전문 제조사의 제품인 만큼 소리가 나쁘지 않습니다만 어떤 제품이든지 제품 자체만으로 동작할 수는 없는 만큼 소프트웨어적으로 최적화도 해야 하고, 그걸 미학적으로도 예쁘게 꾸며야 하며, 사용자가 이해하기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작업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래서 회사 내에 마케팅 담당, 디자인 담당, 홍보 담당으로 업무가 나뉘어 있는 것이고, 그들의 전공은 문과와 예체능과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오디오 테크니카의 ATH-TWX9은 제품 기획부터 모든 부분에 있어 사용자 친화적인 부분이 전혀 없는 데다가 UI 최적화에 있어서는 제가 경험한 최악의 제품입니다. 이건 돈 주고 사면 안 될 제품입니다. 아니, 이건 돈 받고 팔면 안 될 제품입니다. 오디오 테크니카는 이런 가격대의 제품을 이런 완성도로 내 놔서는 안 되는 겁니다. 이 제품은 어느 누구에게도 추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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