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젠하이저 제품의 소리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헤드폰인 모멘텀4를 무선 헤드폰 중에서 가장 오래 사용하기도 했고, 무선 이어폰으로 MTW3도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만족하면서 사용했습니다. 무선 기기이지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풍성한 밸런스 잘 잡힌 소리를 젠하이저가 구현해주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제가 2년 가까이 잘 썼던 것과 달리 MTW3는 많은 문제가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일명 '급사 이슈'라고 부르는, 어제까지 잘 되던 이어폰이 오늘 갑자기 한쪽 유닛이 죽어 버리는 사용자가 적지 않았고, 그로 인한 젠하이저 수입사의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느려 터진 사후 서비스 대응 역시 논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젠하이저 무선 기기는 나 쓰기는 좋아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기는 어려운 제품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무선 기기라지만 사용성과 제품 수명을 랜덤에 맡겨야 한다는 건 아무리 젠하이저 사운드가 좋다고 하더라도 선뜻 받아들이긴 어렵습니다.
어쨌거나 MTW3는 그렇게 제품의 수명이 다했고, 드디어 MTW4가 출시가 되었습니다. MTW4는 어떤 제품인지 알아 보겠습니다.
제품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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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가격 41,9000원이 무색할 만큼 제품 상자는 꽤나 작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무선 이어폰 케이스가 작긴 하지만 유독 더 작아 보이는 건 MTW4를 향한 저의 불신이 더 크게 작용하는가 봅니다. 제품 상자의 디자인은 전형적인 젠하이저 스타일입니다. 제품 사진, 제품명, 각종 기능들이 적혀 있고, 특유의 하늘색 디자인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제품 상자를 열어 보면 종이 재질의 완충재가 중앙의 이어폰 케이스를 감싸고 있습니다. 완충재 위와 아래에는 USB 케이블과 이어팁, 이어윙이 들어 있습니다. 제품 케이스는 기존 MTW3와 거의 완전히 동일한 디자인입니다.
제품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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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상자 안에는 각종 서류와 이어팁과 이어윙이 담긴 '종이봉투', USB A to C 케이블, 이어폰 케이스가 들어 있습니다. 콩알 디자인의 MTW4는 귓바퀴에 고정을 해야 그나마 정착용이 가능하고, 흔들림도 적어집니다. 착용감 자체가 그다지 좋은 이어폰은 아니기 때문에 본인 귀에 잘 맞는 이어윙을 찾아서 장착하는 수고로움은 필요합니다. 이어팁도 기본 장착되어 있는 사이즈 외에 추가로 3종류가 들어 있습니다만, 가장 큰 두 이어팁의 지름 차이가 꽤 큰 편이라 가장 큰 이어팁은 너무 커서 귀가 뻐근한 느낌이 들고, 그 다음 이어팁은 또 지나치게 헐렁해서 만족스런 착용감을 느끼기 참 어려웠습니다.
이어폰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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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하이저는 참 사내 복지가 좋은 모양입니다. 전작 금형을 그대로 써서 후속작을 디자인해도 그 자리가 유지된다니 디자인팀에겐 꿈의 직장이겠네요. 대부분의 회사가 후속작을 만들 때는 이전작의 디자인에서 장점은 유지하고 단점은 보완하는 식으로 개선점을 찾는데 MTW4는 MTW3와 거의 완전히 동일한 디자인....아, 젠하이저는 MTW3의 디자인이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앱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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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박스에 있는 QR코드를 카메라로 찍으면 Sennheiser Smart Control 앱을 설치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걸 설치해서 쭈욱 허용 허용 다음 다음 다음 누르다 보면 "이거 아니야, Plus 설치해" 이런 소리를 합니다. 그래서 결국 앱을 두 번 설치해야 합니다. 젠하이저 답지 않습니다.
다시 앱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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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시 스마트 콘트롤 플러스를 설치해 나가며 기존에 했던 과정을 똑같이 한 번 더 하게 됩니다. 바로 위의 모델은 하루에 두 번 보니 내적 친밀감이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동네 형 누나 같네요.
다시 앱 설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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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하이저의 MTW4는 기본적으로 가진 기능이 꽤 많기 때문에 앱 설치 과정이 굉장히 지난합니다. 음향 전문 회사치고는 앱의 편의성이나 앱의 기능성이 거의 소니급입니다. MTW3의 급사는 너무 많은 기능을 넣은 바람에 번아웃이 오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드는군요.
앱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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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하이저 MTW4는 두 대의 기기를 동시에 연결해서 서로 오갈 수 있는 멀티포인트 페어링과 여러 대의 기기에 연결된 것을 저장해서 나중에 연결할 수 있는 멀티페어링 기능을 모두 지원합니다. ANC에서 바람소리를 줄일 수도 있으나 그럴 경우 전화 통화 시 내 목소리도 같이 줄어들 수 있으니 그건 참고해야 합니다. MTW3가 급사 이슈가 있음에도 많은 사랑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사운드' 입니다. 그 가격대에서는 들려 주기 힘든 좋은 소리를 들려 주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험을 한 거였는데 MTW4 역시도 사운드 설정에 대해서는 확실한 편입니다.
앱 설정과 개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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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W4는 젠하이저에서 기본 제공하는 각종 EQ 프리셋을 선택해서 음악을 들을 수도 있고, 완전 개인화해서 본인이 원하는 음색 모드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평소 듣는 음량과 작은 음량에서도 충분한 저음이 나오도록 세팅도 할 수 있고,고해상도 24bit/96KHz AptX Adaptive 코덱을 지원하며 16bit/44.1KHz 해상도에서는 AptX Lossless 코덱도 지원합니다. 기본은 꺼져 있지만 해당 동글을 가지고 있거나 지원 기기를 가지고 있으면 활성화 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음질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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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yle QCC Pro 동글을 이용해서 고음질 코덱 전송이 가능한지를 테스트해 봤습니다. 아이폰 기본 코덱은 AAC 44.1KHz로 나오지만 동글을 이용해서 24/96 음원을 들으면 AptX Adaptive 96KHz 라고 표시가 되며, 16/44.1, 16/48 음원은 AptX Lossless로 표기가 됩니다.
다만 이렇게 코덱과 전송률을 표시하는 게 정확한 것만은 아닌 게 맥북에 동글을 연결한 후 24/96 ALAC 코덱으로 재생되는 음원을 들으니 이 역시도 44.1 Lossless로 재생되고 있다고 표시가 됩니다. 한번 Lossless로 연결됐다고 나오면 계속 그렇게 표기가 되는 건지 명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일단 맥북에 동글을 연결해서 음악을 들으면 죄다 Lossless로 표기되는 것 같습니다.

소리
젠하이저의 MTW4는 기본적으로 MTW3를 계승하고 있습니다. 외관은 물론이고, 기능성에서도도 그렇고, 소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MTW3의 7mm 다이나믹 드라이버(DD)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고, 소리의 결도 거의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MTW3가 이미 충분히 좋은 소리를 들려 주었기 때문에 MTW4 역시도 정말 새로울 것 없이 좋은 느낌을 줍니다. MTW4의 7mm DD는 최저 5Hz부터 21KHz까지의 폭넓은 주파수를 커버합니다. 무선 이어폰에서 5Hz의 극저역까지 내 줄 수 있는 건 드비알레의 제미니2 정도밖에 기억 나는 게 없을 정도입니다. 물론 제미니2의 저역은 그 풍성함에 있어서 타의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에 같은 5Hz라고 하더라도 MTW4와 차이가 크게 느껴집니다.
소리의 장점
MTW4의 장점은 소리의 해상력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유선 기기와 비견할 수준은 아니고, 당연히 무선 기기끼리의 비교에서입니다. 더 고가의 무선 이어폰이라면 더 나은 해상력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만 7mm DD의 응답성이 좋아 AptX Lossless와 Adaptive 코덱을 통해 더 많은 데이터가 들어 왔을 때도 해상력의 손실 없이 그 소리를 온전히 들려 주는 편입니다.
소리의 공간감이 무선 이어폰치고는 상당히 넓은 편입니다. 보컬은 상당히 가깝게 들리고 중앙에서 중심을 잘 잡아 줍니다. 저역의 타격감도 꽤나 좋은 편이어서 중저역에서 치고 나오는 킥드럼 사운드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소리의 단점
앞서 이어폰의 응답주파수가 5Hz부터 시작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음악을 들어 보면 극저역의 존재감 자체가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저역의 타격감은 좋지만 저역의 양감과 깊이감은 다소 아쉽습니다. MTW3를 들은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MTW3보다 저역의 깊이감은 다소 약해진 것 같습니다. 같은 드라이버를 쓰더라도 극저음이 중음과 고음을 마스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극저역의 힘을 좀 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보컬은 가깝지만 보컬의 해상력 자체는 다소 아쉽습니다. 다소 얇은 막이 쳐져 있는 것처럼 들리는데 이 부분은 보컬이 강조된 노래에서는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Feeling Good 같이 목소리로만 이루어진 노래에서는 보컬 특유의 까슬거리는 느낌의 표현이 중요한데 그걸 충분히 살리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여러 악기 소리가 겹치는 복잡한 노래에서는 전반적으로는 해상력이 좋지만 보컬 부분에서만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총평
젠하이저 MTW4는 분명 좋은 이어폰입니다. 40만 원대 초반에 출시된 가격이 지금은 할인 판매 등을 거치면 30만원 미만으로도 구입할 수 있을 만큼 가격적인 메리트도 갖췄습니다. 극저역에서부터 초고역까지 가청주파수 전대역에 걸쳐 드라이버 유닛이 응답을 할 만큼 훌륭한 제품입니다. 게다가 AptX Lossless와 Adaptive 고음질 코덱도 지원해서 유선급에 점점 가까워지는 무선 기기의 최선봉에 서 있는 제품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기본적인 하드웨어적인 성능에 더해 다양한 EQ 지원, 사운드 개인화 등이 더해져서 소프트웨어적으로도 그 성능을 더욱 최적화시켜 주기도 합니다. 가격적인 메리트, 음질, 편의성, 연결성 그 어느 것 하나 아쉬울 것이 없는 제품임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구입은 망설여집니다.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전작인 MTW3의 급사 이슈가 있었던 것에 더해 MTW4는 심지어 무상 보증 2년이었던 것을 1년으로 줄이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보증 기간을 늘리지는 못할 망정, 기존 보증 기간을 절반으로 줄인 것입니다. 출시가 40만원 대 제품이 출시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보증 기간을 절반으로 줄인다고요? 이건 어떻게도 커버가 안 됩니다. 가뜩이나 전작의 급사 이슈가 주로 사용 후 1년~1년 반 사이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수입사에서도 그렇게 판단한 거고, AS 비용을 줄이기 위한 꼼수로밖에 안 보입니다.
비록 블루투스 무선 기기들이 배터리의 수명 때문에 유선 기기보다 수명이 짧은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1년 보증 제품을 그 돈 주고 구입은 못할 것 같습니다. 추천은 말할 것도 없고요. 애플도 1년 아니냐 할 수 있는데, 애플 기기는 1년 이내에 고장이 나면 그냥 그자리에서 바꿔 줍니다. 젠하이저 수입사처럼 한 달 이상 걸리는 게 아니라요. 게다가 애플은 구입할 때 애플케어를 통해 무상보증기간을 늘릴 수라도 있습니다.
젠하이저 MTW4가 블루투스 이어폰 중에서 '최고'의 음질을 가진 제품이거나 혹은 다른 기기로 대체가 불가능한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제품이라면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구입을 하겠지만, 아쉽게도 그렇지는 않습니다. 젠하이저 MTW4는 어느 누구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품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문제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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