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디오테크니카의 ATH-TWX9의 후기를 썼습니다. 제품 자체를 평가할 때 음질 만을 고려한다면 꽤 좋은 소리를 들려 주었기 때문에 마음에는 들었지만 블루투스 이어폰의 경우 그 외의 영역에서도 살펴야 할 것들이 많은 관계로 다소 박한 평가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안 좋았던 이유가 혹시 출시된 지 너무 오래 된 제품이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이미 후속기가 나왔는데 이전 기기를 가지고 너무 직접적으로 까 내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후속기도 후기를 남기기로 했습니다.
ATH-TWX9 후기를 쓸 때 이거 이름이 너무 이과생스럽다고 했는데 그 후속기는 그냥 이과 자체입니다. ATH-TWX9MK2. 기존 모델에 두 번째 모델이라면서 MK2라고 이름 붙이는 센스는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저같은 문돌이한테는 이해하기 어려운 감성입니다.

이런 식의 이름은 건담 MK II 이후로 참 오랜만입니다. 아, 그 후에도 있긴 있었군요. 캐논 카메라 모델 중에 마크투 마크쓰리 등등이 붙어서 예전에 오두막(EOS-5D Mark 2) 같은 이름으로 부르기도 했었네요. 그게 벌써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으니 오랜만인 건 분명합니다. ATH-TWX9MK2의 생김새만 보면 캐논 카메라보다는 건담에 더 어울리는 디자인인 것 같아 건담 이미지를 갖다 붙였습니다.
박스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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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포장은 기존 ATH-TWX9와 거의 같습니다. 전면 디자인이야 그러려니 하겠는데 뒷면을 보면 정말 빼곡히 써 있는 글씨에 현기증이 날 정도입니다. 오디오테크니카는 제발 예체능 계열의 사람을 중용해 주세요. 이과생이 세상을 지배하면 안 되는 이유를 자꾸 만들지 마세요.
속박스는 검정색으로 꽤나 고급스럽게 보입니다. 소니 ULT FIELD3에서 보았던 부직포 포장이 ATH-TWX9MK2에서도 적용되어 있습니다. 보기에도 정성이 담겨 있는 것 같아 기분 좋아집니다.
구성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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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상자 안에는 악세사리 상자와 설명서가 제품과 함께 들어 있습니다. 악세사리 상자 안에는 이전 세대에서도 익히 봤던 수많은 이어팁이 들어 있습니다. 기본 착용한 것까지 합쳐서 사이즈별로 3종류씩 총 12쌍의 이어팁이 들어 있습니다. 귓구멍의 깊이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겠지만 특별한 귀 모양이 아니라면 기본 장착되어 있는 중간 길이의 이어팁 중에서 귓구멍의 너비에 따라 이어팁을 선택하면 가장 무난한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케이블은 USB A to C로 들어 있습니다. 이젠 C to C로 넣어 줘도 될 텐데요.
제품 외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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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H-TWX9MK2의 제품 디자인은 이전작과 거의 같습니다. ATH-TWX9의 케이스 디자인도 독특하고 꽤나 유니크한 모양이었기 때문에 그 디자인 컨셉트를 그대로 이어 받은 건 긍정적인 요소입니다만 개선이 전혀 되지 않은 느낌을 주는 건 아쉽습니다. 초창기부터 거의 비슷한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는 애플의 에어팟 시리즈조차도 매 번 나올 때마다 모양과 크기를 조금씩 조금씩 달리 해 가면서 그래도 뭔가 바뀌었다는 인상을 주긴 하는데 ATH-TWX9MK2는 너무나도 그대로인 거라 왠지 이어폰 유닛을 서로 바꿔 끼워도 호환이 될 것 같아 보입니다. 그래도 예쁘긴 확실히 예쁘고, 다른 이어폰들과는 차별점이 있습니다.
제품 외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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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를 열면 이어폰 유닛을 볼 수 있는데 이어폰 유닛 역시 기존 ATH-TWX9와 거의 똑같이 생긴 것 같습니다. 분명 후속작이라고 해서 샀는데 그냥 색깔만 다른 제품을 산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만큼 똑같은 외형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러 모로 아쉽습니다.
케이스의 내부에는 이어팁을 UV 소독할 수 있는 LED가 장착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몰라도 없는 것보단 분명 좋을 겁니다. 특히나 외이도염을 일으킬 수 있는 커널형 이어폰의 경우는 많은 업체들이 적용을 해 주면 좋겠습니다. 유닛과 케이스는 자석이 있어서 근처에 가져가면 찰칵 하는 기분 좋은 소리와 함께 장착이 됩니다.
제품 외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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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팁은 중간 길이의 M 사이즈가 장착되어 있는데 저한테는 다소 헐거운 것 같아서 중간 길이의 L 사이즈로 교환을 했습니다. ATH-TWX9를 들을 때 롱 길이의 L사이즈로 끼웠더니 귀가 너무 아파서 오래 들을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중간 길이로 들었더니 그나마 착용감이 많이 좋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다른 이어폰에 비해 확실히 착용감이 좋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습니다. 이건 개인마다의 편차가 있는 부분이니 여러 개를 돌려 가면서 착용 테스트를 반복적으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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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 유닛은 모양이 다소 뒤틀려 보이는데 그래서인지 귀에 꽂을 때 얼굴에 완전히 달라 붙게 장착이 됩니다. 착용감이 좋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여름에는 이어폰과 얼굴 사이에 땀이 흐를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겨울이라 다행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귀에 착용하면 왼쪽에서, 오른쪽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배터리 레벨이 높다느니, 블루투스 페어링이 되었다느니 하면서 서로 자기 주장을 하기 바쁩니다. 제발 이거는 그냥 둘이 먼저 스테레오 페어링부터 하고나서 양쪽에서 같은 소리를 내 주면 안 되나 싶은 아쉬움이 듭니다. 왜 왼쪽 유닛이 하는 일을 오른쪽 유닛이 모르게 합니까.
앱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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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의 설치는 이전작과 거의 같은 느낌으로 설치가 됩니다. ATH-TWX9MK2의 색상은 기본이 블랙인지 처음엔 블랙으로 이미지가 나오더니 제품을 페어링하니 제품 실제 색상과 동일하게 변경이 되더군요. 이런 부분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괜히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요소가 됩니다. 멀티 포인트 페어링이 되어 아이폰과 함께 Questyle QCC Pro 동글로 연결해서 AptX Adaptive 코덱으로 음악을 들었습니다. AAC 코덱에서도 좋은 소리를 들려 주긴 하지만 굳이 고음질 코덱을 지원하는데 AAC 코덱으로 들을 필요는 없겠지요.
앱의 설치는 어려운 과정이 없었지만 사용에 있어서는 꽤 복잡한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볼룸 조절 단계를 16, 32, 64 단계로 조정할 수 있는 건 이전작과 역시 동일한 부분입니다.
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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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H-TWX9MK2의 노이즈캔슬링은 개인 설정이 가능합니다. 조용한 곳에서 보정을 하게 되면 개인화된 노이즈 캔슬링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드라마틱하게 성능이 개선되는 건 아니더군요. 에어팟 시리즈에 비하면 아직은 노이즈 캔슬링 실력이나 통화음 같은 건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특히나 전화 통화 때 내 목소리가 상대방에게 다소 멀게 들린다고 하고, 주변 소음이 있는 상태에서는 소리가 많이 먹어 들어간다고 하니 이 부분은 참고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버튼은 이전작에서는 터치 센서에 아무런 동작도 설정되어 있지 않다고 제가 악평을 남겼는데 그래도 이번에는 몇 개는 기본 설정을 해 주었습니다. 한 번, 세 번 터치할 때의 기능만 좌우로 설정해 넣으면 됩니다.
소리
오디오테크니카의 ATH-TWX9MK2의 소리는 기본적으로 탄탄한 저음과 맑고 선명한 고음이 돋보이는 예쁜 소리가 납니다. 전체적인 톤 밸런스가 잘 잡혀 있고 어디 한 군데 소리가 빠지지 않고 전체적으로 듣기 좋은 소리를 내 주는데 특히나 보컬이 매우 가깝게 들리는 장점이 있습니다. 보컬이 가깝게 들리면 음악에 집중력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공간감이 좁아진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ATH-TWX9MK2는 사운드 세팅을 잘 해서 보컬이 정중앙의 앞쪽에서 노래하는 느낌을 비교적 정확히 내 주고, 악기는 그보다 살짝 뒤에서 받쳐 주는 느낌으로 음악에 깊이감도 주었습니다.
소리의 장점
ATH-TWX9MK2는 저음의 양감이 많지는 않지만 탄탄하고 응답이 빠른 편입니다. 이런 저음이 돋보이는 곡은 화사의 Good Good bye입니다. 이 곡에서 화사 보컬과 함께 들리는 스네어 드럼 소리가 아주 매력적입니다. 금속성의 소리와 함께 쫀쫀하게 조여진 스네어의 느낌을 아주 잘 살리고 있습니다. 또한 스피드 메탈인 스트라토바리우스 Black Diamond를 들어 보면 전주에서의 베이스 소리가 드럼과 구분되며 매우 잘 들립니다.
고역도 치찰음 영역에서 비교적 잘 절제를 한 덕에 귀를 심하게 자극하지 않으면서 공간감의 표현에 있어서도 이 가격대에서는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전체적으로 해상력이 좋고 전대역에 걸친 소리가 깔끔하게 떨어져서 듣기 좋은 소리임에는 분명합니다.
소리의 단점
ATH-TWX9MK2가 좋은 소리를 들려 주는 건 분명하지만 단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특정 노래에서 노이즈가 낀 것 같은 보컬 소리가 들립니다. 보컬이 강조되는 노래에서 잘 느껴지는데 특히 송소희 Not a dream 에서 보컬 너머에서 하이햇의 끄트머리에서 들리는 것 같은 금속성 노이즈가 보컬에 묻어납니다. 처음에는 그런 소리를 잘 못느끼다가 밤에 불을 끈 상태에서 집중을 해서 들어 보니 몇몇 노래에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남성 보컬보다는 여성 보컬에서 부각되지만 집중하지 않으면 잘 모를 정도로 미세한 노이즈입니다.
총평
ATH-TWX9MK2는 분명 좋은 블루투스 이어폰입니다. 조개껍질 모양의 케이스 디자인도 유니크한 매력이 있고, 가장 중요한 소리 역시도 비슷한 가격대의 에어팟 프로3보다는 확실히 몇 단계 윗급의 소리를 들려 줍니다. 저역은 탄력있는 소리를 내 주고, 보컬도 악기보다 앞에서 들립니다. 고역대에서도 귀를 아프게 자극하는 것 없이도 공간감을 잘 표현해 줍니다. 비록 보컬 끝자락에 금속성 노이즈가 끼어 있는 느낌을 주는 곡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곡에서는, 또 대부분의 환경에서는 그걸 알아챌 만큼 크게 들리지는 않긴 합니다.
제가 느낀 ATH-TWX9MK2의 단점은 이전작에서도 느꼈던 지나치게 기계공학적인 감성을 준다는 것입니다. 이과생은 이런 기계 감성, 전자기기 같은 느낌을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저에겐 다소 이질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소리 자체에는 큰 불만이 없고, 오히려 좋은 쪽이라는 느낌을 주지만 착용하고 사용하면서 느낄 감성적인 영역에서는 저에게 아쉬움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이 제품의 타겟은 명확합니다. 애플 기기와는 대척점에 서 있는, 전자기기와 기계공학을 사랑하는 이과생을 위한 이어폰이 있다면 바로 오디오테크니카의 ATH-TWX9MK2입니다. 전국의 공대생들이여, 질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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