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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비알레 제미니2 - AAC코덱 1대장, 아이폰에선 여전히 1등

음향기기/이어폰

by 듣고 보고 먹은 기록 2025. 12. 2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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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무선 이어폰이 10개씩 등장하는 세상입니다. 중국에선 과일 열리듯이 주렁주렁 이어폰이 자라는 나무가 있는 모양입니다. 그 중에서 얼마나 많은 제품들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개발비와 생산 원가 이상을 회수하는지는 알 수가 없죠. 또한 그런 제품들이 과연 음질 이라는 것을 논할 수 있는 제품인지는 더더욱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이상의 브랜드와 제품을 선택을 하게 되는데요. 그럼에도 지금까지 써 본 이어폰이 어림잡아 30종 이상은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구입한 무선 이어폰 중 가장 비싸고, 애플의 근본 코덱인 AAC에서 가장 좋은 소리를 들려 주는 제품을 소개하겠습니다. 바로 프랑스 음향기기 업체인 드비알레의 제미니2입니다.

 

제품 포장

제품 포장은 화려함과 담백함이 혼재합니다. 겉포장지는 노랑과 주황이 화려하지만 속의 상자는 검은색으로 깔끔하게 디자인되었습니다. 겉과 속이 완전 다르네요. 우리는 이런 걸 수박이라 부릅니다. 이어팁은 상당히 공을 들이긴 했지만 너무 부들거려서 고급 이어폰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편입니다. 두께도 얇고 미끌거리는 재질이라 밀폐도 약하고, 이어폰 무게를 지지할 만큼 귀에 고정되지 않는 편입니다. 여름에 어느 정도 날이 더워져 귀에 딱 맞는 사이즈로 음악을 듣다가 뽑으면 훌떡 뒤집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어팁은 아즈라의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가 구입한 제품은 SednaEarfit Max TWS6입니다. 

 

제품 외관

이어폰 케이스는 크롬 도금이 되어 있어서 상당히 고급스럽습니다. 지문이 묻어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허리춤에 잘 닦아주면 거울로도 쓸 수 있습니다. 케이스는 무선 충전을 지원하고 아래쪽에는 USB-C 단자가 있습니다. 제품의 뚜껑을 열면 드비알레의 스피커를 닮은 이어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드바일레 팬텀을 쏙 빼닮은 디자인이 참 예쁩니다. 디자인은 예쁘지만 기본적으로 이어버즈의 빵이 두껍기 때문에 이어폰을 귀에 꽂으면 정면에서는 약간 튀어 나와 보입니다. 그래서 여러 모로 이어팁의 디자인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더 깊숙하게 집어 넣어 고정할 수 있는 재질이었어야 합니다.

 

 

제미니1은 꽤 좋은 음질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이슈가 있었습니다. 좌우 배터리 닳는 편차가 심해서 많은 사용자로부터 질타를 받았었는데 제미니2는 2년 정도를 쓰고 있지만 여전히 배터리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양쪽 편차는 거의 비슷하거나 많이 차이가 나도 5%를 넘지 않고 있습니다.

앱의 마지막 업데이트는 24.3월이 마지막입니다. 1년 9개월 동안 업데이트가 없다니 더 이상의 버그나 개선점은 없다는 뜻인 건지, 신제품 개발하는 중이라서 여력이 없는 건지 모르겠네요. 아직 제미니3에 대한 루머는 따로 없는 것 같긴 한데 말이죠.

 

소리

가장 중요한 소리입니다. 제가 제목에서 AAC 코덱에서는 단연코 1등이라고 단언한 것은 절대 허언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여러 무선 이어폰을 들어 왔지만 어느 정도 고음질 이어폰의 경우 헤드폰과 마찬가지로 AptX Adaptive 나 LDAC 코덱의 도움을 받아서 고역대의 신호를 안정화시키고 20KHz 영역까지 소리를 잘 만들어내는 식으로 공간감을 확보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얘기해서 AptX Adaptive나 LDAC 코덱을 지원한다고 해서 허접한 드라이버 능력이 비약적으로 성능을 발휘하는 게 아닙니다. 코덱은 어디까지나 가청주파수 끝자락에 있는 고역대까지 소리를 전달해 주는 대역폭을 늘려 주는 역할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확장된 영역대는 음악이 아니라 소리의 영역입니다.

그러므로 18KHz 이상의 주파수를 전달하지 못하는 AAC 코덱이라고 하더라도 그 이하에서는 얼마든지 좋은 소리를 내 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애플이 AAC 코덱을 고집하는 이유도 그런 걸 테고요.

역으로 AptX Adaptive나 LDAC을 지원하는 이어폰/헤드폰을 AAC 코덱으로 들으면 소리가 답답하게 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초부터 고역대가 들리는 것을 가정해서 사운드 튜닝을 했기 때문에 고역대가 잘려 나가면 상대적으로 저역대가 더 강하게 들리기 때문에 소리가 먹먹하거나 답답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그런 것들은 그래프로만 음질을 추측하는 것이 반드시 맞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리의 장점

제미니2의 첫인상은 저역이 엄청나게 깊고 풍성하다는 것입니다. 저역대가 다른 무선 이어폰에서 경험하기 힘든 수준으로 깊습니다. 제가 좋아하던 무선 헤드폰 모멘텀4의 저역에는 약간 미치지 못하지만 42mm와 10mm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무선 헤드폰 중에서도 탑클래스인 모멘텀4의 극저역 재생 능력과 비교가 된다는 것 자체가 제미니2의 극장점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단순 응답 주파수만 놓고 보면 제미니2는 5Hz에서부터, 모멘텀4는 6Hz부터이기 때문에 제미니2가 더 깊은 저역을 낸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실제 체감은 모멘텀4의 저역이 더 풍성하긴 합니다. 그럼에도 블루투스 이어폰 중에서 이 정도의 압도적인 저역 재생 능력은 오직 제미니2에서만 기대할 수 있는 극장점입니다.

게다가 저역 응답이 느린 모멘텀4와 달리 저역이 상당히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무거운 힙합 계열 뿐만 아니라 빠른 속주가 돋보이는 스피드메탈에서도 만족스러운 느낌을 받게 됩니다. 제가 빠른 저역 반응을 보기 위해 주로 테스트하는 Stratovarius의 Black Diamond (Remastered 2016)을 들으면 초반에 건반의 느린 연주가 시작됐다가 6현 베이스가 엄청난 스피드로 드럼, 건반과 경합을 벌입니다. 이 때 베이스 소리가 드럼 소리와 얼마나 구분되어 들리느냐로 저역 응답성을 알아 볼 수 있습니다. 제법 유명한 회사의 많이 팔리는 제품들도 이 곡에서 베이스 소리가 명확하지 않고 그냥 웅얼웅얼하는 걸 듣게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깊고 풍성하기만 저역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보컬이 상당히 가깝게 들리고, 무거운 저역에 의해 착색되지 않은 경쾌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역이 풍성한 팝음악을 들으면 밑에서 저역이 쿵쿵쿵 울려 주면서 그 위에 위화감 없이 살포시 여성 보컬이 얹혀져 있는 걸 경험할 수 있습니다.

 

소리의 단점

제미니2는 귀에는 잘 들리지 않지만 공간감을 형성하는 초고역대 전송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걸 만회하기 위함인지 고역대를 다소 올려 놨는데 그게 때때로 귀를 자극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나쁘게 들리지는 않습니다. 스네어 드럼 소리를 매우 찰지게 내 주거든요. 오히려 락이나 메탈을 들으시는 분들은 스네어드럼의 금속 소리를 매우 기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을 겁니다.

해상력 부분은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소름끼칠 만큼 최상은 아니다 정도로 말할 수 있겠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해상력이 좋은 편이지만 소리가 다소 복잡해지는 특정 영역대에서는 소리가 뭉쳐서 들리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악기간의 공간감 표현도 다소 아쉽기는 합니다. 좌우로 넓게 펼쳐지는 느낌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노이즈캔슬링이 적용된 블루투스 이어폰에서의 공간감 표현은 거의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만큼 그 자체를 심각한 단점이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가격에 비해서 아쉬운 거라고 봐야겠지요.

 

총평

드비알레 제미니2는 출시된 지 이미 2년이 훌쩍 지난 제품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블루투스 이어폰 중에 최고의 제품은 감히 제미니2를 꼽게 됩니다. 제미니2보다 해상력이 좋거나 공간감이 좋거나 혹은 톤밸런스가 좋은 이어폰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모든 것에 있어서 가장 큰 만족감을 주는 블루투스 이어폰은 단연코 제미니2입니다. 제가 제미니2를 구입한 게 거의 2년에 가까운데 그 사이에 수많은 이어폰을 들어 보면서 다른 제품들은 죄다 사고팔고 사고 팔고 하면서도 제미니2 만큼은 그대로 가지고 있는 건 단 하나의 이유밖에 없습니다. 제미니2보다 마음에 드는 게 없다. 

겨울에는 아무래도 이어폰보다는 헤드폰을 사용하는 빈도가 높을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집에서는 여전히 제미니2로 음악을 종종 듣습니다. 음향기기 제조사치고는 노이즈 캔슬링의 성능도 꽤 준수하고, 120dB의 최대음압으로 블루투스 기기에서 흔히 겪게 되는 최대 볼룸이 지나치게 작게 설정된 이슈도 걱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소 비싼 가격이 유일한 걸림돌이지만, 일단 구입 후에는 압도적인 소리를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고음질 이어폰, 헤드폰을 듣기 위해 동글을 반드시 구입해야 하는 아이폰 유저분들에게는 동글 없이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사운드라고 단언할 수 있는 이어폰입니다. 무선 이어폰으로 제대로 된 음악을 듣고 싶으신 분들에게 강력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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