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부터 저는 맥북에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언급을 했습니다. 맥북에어는 충분히 좋은 노트북이지만 아쉬운 부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 중 가장 아쉬운 부분이 저장장치의 확장 불가 부분입니다. 물론 메모리의 확장도 안 되지만요. 하지만 맥북의 경우 MS윈도 기반 노트북에 비해 메모리를 엄청 효율적으로 사용해서인지 8GB라고 해도 특별히 답답하거나 느리다고 느껴지지는 않아서 특별한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27만원이나 들여서 메모리를 16GB로 늘릴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2시간짜리 영화 한 편에 1.4GB였던 몇 년 전과 달리 요새는 핸드폰으로 찍은 4K 영상의 경우라도 짧은 영상 하나에 몇백 MB를 넘나드는 요즘은 512GB라고 하더라도 넉넉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구입할 때부터 540,000원을 더 들여서 256GB에서 1TB로 구입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부분이죠.
스마트폰으로 찍은 동영상인데 1초에 3MB 입니다. 그렇다면 2시간 분량이라고 하면 21,600MB. 무려 21GB입니다. 2시간 분량의 영화 한 편에 21GB라면 영화 10편만 담아도 210GB입니다. 그래서 맥북에어를 구입하고나서부터는 항상 저장장치에 대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윈도 기반의 노트북의 경우는 SSD를 사용자가 얼마든지 교체할 수 있어서 1TB든 2TB든 업그레이드를 할 수가 있는데, 맥북에어는 그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마침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SSD 저장장치와 외장 SSD 케이스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들이 꽤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며칠을 고민하다가 결국 질렀습니다.
제가 외장 SSD 케이스를 구입하는 데 기준을 가졌던 건
1. 가격이 최대한 저렴할 것
2. USB 3.1 (10Gbps) 이상을 지원할 것
3. SSD M.2 NVME 규격을 지원할 것
4. 2TB 이상의 용량을 지원할 것
5. USB C 타입의 단자를 가지고 있을 것
이런 기준을 가지고 제품을 찾아 봤습니다. 그래서 선택을 했습니다. USB 3.1을 지원하는 IRhasta의 외장 M.2 SSD 케이스입니다. 가격은 무려 10,203원입니다. 지금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가장 저렴한 동급의 외장 SSD 케이스 가격이 12,670원이니만큼 그에 비해서 무려 20%나 저렴한 가격입니다. 기본적으로 20,000원 이상의 제품도 엄청 많은 걸 보면 가격이 충분히 저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성능만 제대로 나온다면 가성비는 정말 좋겠네요.
5일 만에 도착하긴 했지만 해외 배송인 만큼 여기저기 외부적 힘에 의한 충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박스의 모서리가 꽤 많이 찌그러져서 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건 괜찮습니다. 중국에서 넘어오는데 '5일' 만에 '무료' 배송을 받았으니 이것만으로 모든 게 용서가 됩니다. 박스 그까이꺼 조금 찌그러지면 좀 어떻습니까.
IRhasta의 외장 M.2 SSD 케이스는 NVME 프로토콜의 PCIe규격을 지원합니다. NVME나 PCIe 같은 용어는 구글링으로도 알 수 있으니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NVME는 이전에 사용하던 SATA의 AHCI에 비해 데이터 전송의 병목현상이 완화되도록 명령어를 더 많이 전송할 수 있게 되었고, CPU와 직접 데이터를 주고 받음으로써 지연속도를 현저히 낮출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AHCI는 물리적인 회전을 기반으로 한 하드디스크의 데이터 전송에 사용되던 드라이버이고, NVME는 애초에 메모리 기반의 SSD의 데이터 전송에 사용하는 드라이버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요. 기본적으로 AHCI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SATA는 대략 초당 500MB 수준이 한계이지만 NVME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PCIe는 초당 7000MB까지도 데이터 전송이 가능합니다.
동봉되어 있는 USB C to C 케이블과 사용자 설명서입니다. 보통의 다른 제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입니다. USB C to C 케이블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노트북에서 사용할 때 는 바로 옆에 위치시켜야 해서 U 자 모양으로 휘어진 케이블 때문에 SSD의 위치를 잡기가 쉽지 않겠습니다.
제가 관심을 갖는 부분은 바로 이 고무 패킹입니다. 기본적으로 SSD 드라이브를 케이스에 고정시키기 위해서 작은 볼트를 사용하곤 하는데, 이 제품은 나사를 쓰지 않도록 고무 패킹을 제공합니다. 위쪽 첫번째 홈에 SSD 드라이브의 볼트 홈을 밀어 넣고 케이스에 위치한 구멍에 끼워넣는 방식입니다. 볼트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끼우고 빼는 데 편리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이건 좀 기대하지 않았던 거라 좋네요.
회색과 빨간색의 조합이 인상적인 케이스입니다. 물론 가격대가 있는 만큼 고급스러운 느낌은 전혀 없습니다. 1만 2백원 짜리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면 안 됩니다. 어떤 제품의 경우는 알루미늄으로 한껏 고급스러움을 뽐내면서 발열 문제로부터 자유롭다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요. 사실 PCIe 3.0 기반의 SSD 메모리를 쓰면서 발열을 논하는 것도 오버스럽긴 합니다. 왜냐면 USB 3.1을 지원하는 외장 기기의 최대 속도는 10Gbps(초당 1000MB 수준)의 전송속도로 제한이 되는 반면 PCIe 3.0 기반의 SSD는 초당 3000MB 이상의 쓰기와 읽기 속도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원래 속도의 1/3 속도로밖에 동작하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발열이 잘 생기질 않습니다. 그러므로 플라스틱 재질로도 충분합니다. 물론 USB 4.0, 썬더볼트 4 같은 고속 규격의 제품들에서는 알루미늄이나 방열판이 필수적이겠지만요. 초당 40Gbps의 대역폭을 제공하는 제품에서는 PCIe 3.0으로 동작하는 SSD의 제 속도를 100% 사용할 테니까요.
이 제품은 USB C 단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간혹 USB A 타입의 제품들도 눈에 띄는데 지금 이 시점에서 굳이 USB A 단자를 가진 제품을 구입할 이유는 없겠지요. 제 노트북에는 아예 A 타입이 있지도 않고요. USB 단자의 반대쪽에는 SSD 저장장치를 끼울 수 있게 내부 기판을 꺼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엄지손가락으로 아래로 누르며 조금 세게 밀면 그리 어렵지 않게 빼낼 수 있습니다. 그냥 밀면 안 됩니다. 아래로 꾸욱 누르면서 밀어야 합니다.
왼쪽 사진을 보면 왜 엄지손가락으로 꾸욱 눌러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작은 걸쇠이긴 하지만 그래도 저게 보통의 힘으로는 SSD가 분리되지 않도록 고정을 잘 해 줍니다. 뒤로 뒤집으면 SSD 저장장치를 고정할 수 있는 PCB가 보입니다. M2. 2220~2280까지 다양한 크기의 제품을 장착할 수 있도록 홈이 4개가 뚫려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가장 큰 2280의 크기가 가장 흔합니다.
칩셋 이름이 요즘 종교적으로 문제가 있는 곳의 이니셜과 같은 게 꺼림칙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봐야겠죠. JMS583 콘트롤러는 USB 3.1 Gen2 인터페이스를 지원하여 최대 10Gbps의 대역폭을 제공합니다. 기존 USB 3.0보다 2배 넓은 대역폭입니다. 물론 대역폭의 증가는 거의 고스란히 전송 속도의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물론 그만한 속도의 SSD 저장장치를 사용한다는 전제 하에서요.
알리에서 PCIe 3.0을 지원하는 SSD 저장장치도 구입을 했기 때문에 저장장치로서의 성능은 다음 사용기에서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그냥 1만원짜리 외장 케이스를 소개시켜 드린 것이니까요.
곧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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