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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샬 메이저5 블루투스 헤드폰 - 더 이상 패션 아이템이 아니네

음향기기/헤드폰

by 듣고 보고 먹은 기록 2025. 12. 1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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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기기를 수십 개를 써 봤지만 그 동안 마샬 제품은 단 하나도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쓰는 패션 아이템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말은 바꿔 말하면 패션 목적 외에 기기 자체가 가진 음질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뜻입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 도대체 어떠한 이유로 마샬은 스피커와 이어폰, 헤드폰에 음질을 그렇게 신경쓰지 않는걸까 라는 몇 년 간 가져 왔던 의문은 얼마 전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통해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만, 그럼에도 마샬 음향기기는 많은 분들의 애용품으로 사랑 받는 것도 사실입니다.

마샬을 멀리 하던 저에게도 드디어 마샬 기기가 하나 생겼습니다. 제가 즐겨 찾는 네이버 기즈모 카페(유튜버 기즈모 님께서 운영하시는 카페입니다)에서 이벤트 경품으로 받게 되었습니다.

 

기즈모 카페 : 네이버 카페

기즈모 채널이 개설한 카페입니다.

cafe.naver.com

기즈모 카페를 통해 받은 제품인 만큼 링크 하나 정도는 남겨 드리는 게 도의겠지요.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카페에 가입해서 정보 많이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각설하고, 마샬의 온이어 헤드폰 메이저5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제품 포장

마샬의 메이저5는 검은색에 마샬 로고가 너무나 매력적으로 보이는 제품 상자 디자인입니다. 제품 상자만 보고도 구입하고 싶어지는 매력이 느껴집니다. 디자인 갬성은 그 어떤 브랜드보다 마샬이 으뜸인 것 같습니다.

제품 상자에는 100시간이라는 괴이할 정도로 긴 재생시간을 자랑하는 문구가 써 있습니다. 저런 정도의 크기에서 100시간이라니 이건 배터리 기술의 혁명 아닙니까? 저 디자인 어디에 배터리를 숨겨 놓은 걸까요. 정말 알다가도 모를 기술력입니다. 물론 노이즈캔슬링이 되지 않는 패시브 제품이기 때문에 배터리를 적게 먹는 것까지는 이해를 하겠지만 다른 헤드폰들이 액티브 노이즈캔슬링을 끈다고 해서 100시간으로 재생시간이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게이밍 제품이 아닌 음향 기기 중에는 이전에 소개했던 캠브리지오디오 멜로매니아 P100SE가 노이즈캔슬링을 끄고 100시간의 재생시간을 갖긴 하지만 부피와 무게가 메이저5보다 거의 두 배 정도 더 나가는 제품이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울 겁니다.

제품 상자에는 수입사의 정품 인증 카드가 동봉되어 있습니다. 이런 건 분실하기 쉬우니 개봉 후에는 상자 안에 넣어 보관하는 게 좋겠지요.

 

구성품

제품 상자를 열면 곱게 접힌 헤드폰이 들어 있습니다. 헤드밴드와 이어컵을 연결하는 힌지는 얇은 철사로 되어 있고, 좌우 드라이버를 연결하는 케이블은 얇은 종이로 싸여 있습니다. 퀵스타트 가이드와 안전 설명서가 들어 있고 USB C to C 케이블과 3.5mm 케이블이 들어 있는데 그 중 눈에 띄는 건 3.5mm 케이블입니다. 오래 전에 쓰던 헤드폰처럼 둥글게 말린 코일형 케이블이 너무 오랜만이라 낯설게 느껴집니다. 코일형 케이블은 거추장스럽지 않은 장점은 있지만 케이블이 둘둘둘 말려 있어서 무게를 온전히 다 목이 감당하게 되므로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단점은 있습니다. 비록 헤드폰 시장은 뒤늦게 뛰어 들었지만 과거 기타 앰프 메이커로서 가져 왔던 전통을 잇는다는 느낌으로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품 외관

제가 받은 제품은 아이보리 색상입니다. 가뜩이나 패션 피플이 가지고 다닐 법한 메이저5인데 거기에 밝은 색이니 예쁘긴 엄청 예쁩니다. 헤드밴드에는 1962년부터 시작된 마샬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헤드밴드 안쪽에는 왼쪽 오른쪽 표기가 양각으로 되어 있습니다. 왼쪽에는 여러가지 인증 로고가 붙어 있네요. CE 인증까지 음각으로 표기해 놓을 줄은 몰랐네요.

오른쪽 이어컵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분에는 금색의 전원/블루투스/볼룸 업다운/이전곡다음곡 선택 버튼이 있습니다. 꾸욱 누르고 있으면 전원이 꺼졌다 켰다 하고 더블클릭을 하면 파란색 LED가 깜빡 거리면서 블루투스 페어링 모드로 진입합니다. 엄지손가락을 뒤통수쪽으로 올리면 소리가 커지고, 귓볼쪽으로 내리면 소리가 작아집니다. 버튼을 바깥쪽으로 밀면 다음곡으로, 안쪽으로 밀면 이전곡으로 가는 매우 직관적인 버튼입니다. 손에만 익으면 정말 편하게 작동할 수 있을 듯합니다.

왼쪽 이어컵에 있는 흰색의 마샬 로고(이라고 쓰고 마인부우 로고라고 읽는다)는 앱을 통해 설정한 이퀄라이저 변경, 스포티파이, 보이스 어시스트 같은 별도의 기능 버튼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 귀찮은 경우 아무 기능도 할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왜 들어갔는지, 저 정도 이어컵에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선 충전도 가능합니다.

 

앱 1

헤드폰은 가볍고 여러 가지 버튼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앱은 의외로 여러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10만원대 중반의 가격의 제품치고는 앱의 충실도가 꽤 좋은 편입니다.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 건 단점이지만 다들 이 정도 영어는 할 줄 알잖아요~ 패션 피플인데.

 

앱 2

앱을 설치하자마자 펌웨어 업데이트가 있었고, 업데이트는 별 다른 이상 없이 바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뭐가 달라졌는지, 혹은 뭐가 좋아졌는지는 신비주의 기업 마샬에겐 기대하지 않아야 합니다.

EQ는 여러 가지 프리셋을 준비해 주고 있지만 저는 업체가 기본으로 제공하는 시그니처 사운드로 듣습니다. 기본 사운드로 들었을 때 도저히 못 듣겠다 싶으면 프리셋 중 하나를 고르고, 그래도 안 되면 EQ질을 하는데 그래도 안 되면 바로 당근입니다. 메이저5는 다행히 마샬 기본 사운드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소리

일단 저는 마샬 이어폰/헤드폰/스피커의 소리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저역은 지나치게 흐리게 벙벙대고, 고역은 날카로워서 마샬의 기타앰프에 디스토션 걸어서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물론 그것보다 더 소리가 안 좋다고 느끼기도 했고요. 그래서 몇 년 전 출시됐던 기기들의 소리를 들으면 '이게 마샬이 추구하던 사운드인가?' 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최근 1,2년 사이에 출시되는 스피커를 들어 보면 예전 제품들보다 사운드가 많이 '정제되었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메이저5도 10만원대 제품이어서 큰 기대를 하지는 않고 들었는데 AAC 코덱임인 걸 감안하면 '상당히 멀쩡한 소리'가 납니다. 귀에 얹어서 듣는 방식이기 때문에 귀를 완전히 덮는 오버이어 제품에 비해 공간감이 더 느껴지고(그만큼 멀리서 들리니 당연한 거겠죠), 밖으로 소리가 많이 새어 나가면서 오픈형까지는 아니지만 세미 오픈형 같은 느낌의 열린 공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음은 온이어 방식치고는 꽤 박력있게 치고 나옵니다. 꽤 재밌는 소리가 나네요.

 

소리의 장점

마샬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선입견 때문인지, 사운드의 성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락, 메탈 밴드 음악을 많이 들어 봤습니다. 저역의 해상력과 분리도가 아주 좋지는 않지만 10만원대 중반의 온이어 헤드폰이라는 걸 감안하면 타격감 만큼은 꽤 좋은 편입니다. 스피드 메탈이나 고딕 메탈 계열의 음악에서도 꽤 즐길 수 있을 만한 소리가 나옵니다. 고역도 AAC 코덱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AptX Adaptive나 LDAC 같은 쨍한, 샤라라라 한 고역을 들을 수는 없습니다만, 그럼에도 소리가 주는 공간감이 아니라 헤드폰 자체가 주는 공간감을 바탕으로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네요. (가격을 생각하세요~ 온이어 방식임을 기억하세요~)

 

소리의 단점

저역도 잘 나오고, 고역의 아쉬움은 헤드폰이 가진 특성으로 어떻게 비벼 보겠는데 중역대가 다소 뒤로 물러나 있는 느낌은 썩 좋게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낮은음의 목소리(Rammstein)는 그래도 잘 들리는데 높은음의 목소리(Stratovarius, Nightwish 등)는 악기들보다 뒤로 반보 정도 물러나서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미세하게 목소리에 이펙트를 걸어 놓은 것 같은 소리를 냅니다.

온이어 기기의 특성인지, 아니면 드라이버의 한계인지, 그것도 아니면 AAC 코덱의 한계인지는 모르겠지만 해상력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안 들리던 소리가 들린다든가, 소리가 날카로워~ 쏴라있네~ 같은 생각이 들진 않을 겁니다.

온이어 방식의 한계 때문에 누음이 심합니다. 그냥 옆에 누군가 있으면 음악 같이 듣는 겁니다. 누음이 심하다는 얘기는 반대로 대중교통 이용시에는 밖의 소리가 그만큼 잘 유입된다는 뜻이기도 할 겁니다. 노이즈캔슬링이 안 되는 기기인 만큼 대중교통 이용시에 그 소리가 그대로 음악 소리를 마스킹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물론 누음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하면서 이 헤드폰으로 음악을 크게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자체로 민폐가 될 수 있으니까요

 

총평

마샬의 메이저5는 10만원대 중반에 구입할 수 있는 헤드폰 중에서 단연코 가장 예쁩니다. 마샬의 로고의 디자인 요소를 제외하고라도 헤드폰 디자인 자체가 정말 예쁘고 아이코닉 합니다. 왜 연예인들이나 패션 피플이 메이저 시리즈를 목에(귀라곤 안했습니다) 걸치고 다니는지 단박에 이해가 되는 수준입니다.

게다가 이전 제품에서는 어땠는지 모르겠으나 메이저5는 소리도 곧잘 나옵니다. 쨍한 해상력이나 화려한 고역은 없지만 펀치감 있는 저역은 메탈 음악 들을 때 기분 좋은 울림을 줍니다. 세미 오픈형 같은 열린 공간감도 유닛이 가진 한계를 어느 정도 보완해주어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아 줍니다.

하지만 노이즈캔슬링이 없고, 소리가 많이 새서 대중교통 이용할 때는 음악 감상에 제약이 생길 수 있고, AAC 코덱밖에 지원이 되지 않는 건 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헤드폰은 음악을 듣는 기기입니다만, 적어도 메이저5는 외출할 때 목걸이 대신 목에 걸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패션을 완성시켜 줄 겁니다. 메이저5는 그러라고 만든 헤드폰입니다. 음악은 집에서 듣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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