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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기기/스피커

KEF MUO - 음질은 좋은데 추천은 못하겠다

by 듣고 보고 먹은 기록 2026.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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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가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애들 장난감 같이 생긴 작은 스피커에서부터 네트워크 기능을 갖춘 홈스피커까지 블루투스 스피커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고요. 그 중에서 저는 JBL의 FLIP6와 Anker의 모션플러스 제품을 꽤 오래 사용했습니다. 둘 다 2개씩 구입해서 스테레오 구성도 한 적이 있고, 소니의 XB100, ULT Field3, 하만카돈 루나, 보스의 사링맥까지 비교적 많은 제품을 사용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여러 제품을 경험했던 건 음질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출력이 좋은 제품은 음질이 썩 만족스럽지 않았고, 음질이 좋은 제품은 출력이 썩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휴대용 기기이기 때문에 그 한계는 분명했지만, 그럼에도 그 중에서 가장 좋은 선택을 하고 싶은 건 사람 마음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 중에서 음질이 가장 좋다고 알려진 KEF의 MUO를 구입해 봤습니다. MUO는 어떤 제품인지 알아 보겠습니다.

 

제품 포장

KEF MUO는 비싼 가격대의 제품인 만큼 상당히 고급스런 제품 포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검은색의 배경에 군더더기 없는 회사 로고와 제품 이미지만 있을 뿐입니다. 겉박스를 벗기면 속박스가 있는데 이건 더 깔끔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깔끔한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속박스를 열면 그 안에 환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눈뜨고 보기 힘든 디자인의 KEF MUO 스피커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된 커버가 씌워져 있는데 그 아래에 있는 스피커는 색깔이 화려해서 더 예뻐 보이긴 합니다.

 

제품 외관

스피커는 매트한 느낌의 도료가 칠해져 있는데 지문이 많이 묻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품은 약간 납작한 둥근 모양의 삼각형이고, 제품은 길게 위아래로 세울 수도 있고, 고무 받침대가 있는 부분을 아래로 해서 눕혀 놓을 수도 있습니다. 스트랩이 있어서 손목에 걸기에도 좋고, 가방에 매달기에도 좋습니다.

제품 옆면에는 회사 로고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고, 그 아래로 역시 음각으로 움푹 파인 동작 버튼이 있습니다. 제품의 수많은 구멍이 있는 부분에는 마이크도 내장되어 있어 스피커폰으로 사용을 할 수 있습니다.

KEF MUO는 기본적으로 AAC, SBC 코덱도 지원하긴 하지만 블루투스 스피커로서는 드물게 24bit/48KHz AptX Adaptive 코덱을 지원합니다. 이 부분은 확실히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 되는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트위터 출력이 10W, 미드우퍼 출력이 30W로 총 40W의 정격 출력을 지원합니다. 출력이 사이즈 대비해서 큰 편이긴 한데, 정작 최대음압은 90dB로 그렇게 크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사이즈가 작은 블루투스 스피커로서는 충분히 큰 출력이긴 합니다. JBL의 FLIP7은 정격 출력 35W이지만 최대음압은 80dB 수준이니까요.

 

 

KEF MUO의 장점은 응답주파수가 최저 43Hz부터 시작한다는 겁니다.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 중에서 이 정도 수준의 저음이 나오는 기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역시 가장 대중적인 FLIP7가 60Hz부터 시작하고, 대부분의 북쉘프 스피커조차도 43Hz부터 시작하는 제품은 찾기 힘들 정도여서 KEF MUO2의 미드우퍼 성능이 어느 정도로 좋은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실제 음악을 들어도 이 사이즈에서 이런 소리가 나온다고? 싶을 만큼 좋은 소리를 들려 주어 깜짝 놀랐습니다.

2개의 스피커를 스테레오 페어링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이미 그건 블루투스 스피커의 가격을 아득히 뛰어넘어 버립니다. 어지간한 북쉘프 스피커 가격이 되어 버리고, 제플린 프로의 가격에 가까워져 버립니다. 그래서 딱히 공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면 KEF MUO를 2개 구입해서 스테레오 구성까지 하시는 건 가성비 측면에서 말리고 싶습니다.

 

KEF MUO의 앱은 KEF에서 출시한 블루투스,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스피커를 통합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피커를 찾고 페어링하는 과정은 앱에 친절히 설명이 되어 있기 때문에 설치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앱의 완성도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닙니다. 

 

앱2

앱을 설치하고 페어링을 한 번 했는데 여전히 연결된 스피커가 없다고 나오고, 전원이 켜져 있는데 오프라인으로 나오면서 연결 가능한 스피커가 또 하나 있는 것처럼 표기가 되고 있습니다. 어찌저찌 해서 페어링 연결을 완료하고 들어 왔는데 EQ 설정 역시도 좀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기본값, 대화, 추가, 벽에 가까이, 책상 이라는 프리셋 EQ가 있긴 한데 해당 이름만 보고서는 뭐가 어떤 설정값인지 한 번에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벽에 가까이' 설정이야 그러려니 하겠는데 '기본값'과 '책상'은 어떤 차이가 있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업데이트

KEF MUO를 잠깐 작동시키면서 음악 감상을 했는데 펌웨어 업데이트가 있다는 알림이 왔습니다. 그래서 업데이트를 했는데 업데이트를 계속 실패했습니다. 그리고는 먹통이 되었습니다. 업데이트 실패가 나오면서 제품 자체가 먹통이 되었습니다. 살다살다 펌웨어 업데이트하다가 먹통이 되는 블루투스 기기는 처음 경험합니다. 간혹 중간에 신호가 약해서 다운로드가 안 되는 경우는 있습니다만 다운로드까지 완료가 되고 업데이트를 하는 중에 실패가 난 건 처음입니다. 결국 이 문제로 인해 반품을 했습니다.

 

소리

KEF MUO의 소리는 스펙만 좋은 제품이 아니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정말 괜찮습니다. 사이즈 대비해서 저역도 잘 나오고, 중역대와 고역대까지도 부족함 없는 소리를 들려 줍니다. 깊은 저역, 선명한 보컬의 중역대, 뛰어난 공간감의 고역대까지 듣다 보면 이게 블루투스 스피커가 맞나 싶습니다. 이는 0.7인치 트위터보다는 117x58mm의 레이스 트랙 드라이버가 KEF MUO 사운드의 핵심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듭니다. 소리의 크기도 20cm 남짓한 길이의 블루투스 스피커치고는 상당히 큰 편이어서 볼룸을 끝까지 올리지는 못합니다. 적정 볼룸에서의 사운드는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소리의 장점

KEF MUO는 한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들을 수 있는 가장 깊은 저역을 재생해 주는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경험해 온 수많은 블루투스 스피커 중에서 저음 재생 능력 만큼은 발군입니다. 더 큰 사이즈의 보스 사링맥은 저역이 풍성하고 전체적인 사운드를 무겁게 만들 만큼의 존재감을 과시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깊은 저역까지 커버를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KEF MUO는 소리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깊은 저역을 재생해 주어서 블루투스 스피커에서는 듣기 힘든 수준의 락, 메탈, 힙합, EDM 사운드를 들려 주었습니다.

KEF MUO는 중역과 고역도 저역에 마스킹되지 않는 특성이 있습니다. 저역과 중역, 고역에서 사람들의 귀에 잘 들리는 해당 부분만 위로 올리는 W자 모양의 튜닝이 된 것이 아닌가 조심스레 추측을 해 봅니다.

 

소리의 단점

KEF MUO의 소리 단점은 딱히 찾기가 어렵습니다.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AptX Adaptive 코덱을 지원하면서 이렇게 깊은 저역이 빠르게 반응하는 제품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앱과 펌웨어의 단점은 짚어야겠습니다.

 

총평

KEF MUO는 블루투스 스피커로서는 다소 비싼 가격대에 판매가 되는 제품입니다. 그러나 음질을 생각하면 이 정도 가격이 과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제품의 소리를 듣기 전과 들은 후의 가격에 대한 평가는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43Hz부터 시작하는 저역은 제품의 크기를 감안하면 상당히 인상적이며, 중음역대와 고역대의 소리 역시도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소리만 따지면 제가 경험한 블루투스 스피커들 중 단연코 맨 앞자리에 두고 싶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KEF MUO를 추천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가격 대비 소리가 좋은 건 분명하지만 앱의 완성도와 업데이트에서의 먹통 문제는 이전 어떤 블루투스 스피커, 이어폰, 헤드폰류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문제였고, 단지 업데이트만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제품 자체가 먹통이 되어서는 다시는 소리를 들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KEF MUO는 분명 좋은 제품이지만 저의 개인적 경험으로 인해 추천하지는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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