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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기기/이어폰

애플 비츠 스튜디오 버즈 플러스 (Beats Studio Buds +) -이걸 스튜디오에?

by 듣고 보고 먹은 기록 2026. 3. 18.

저는 앱등이입니다. 부정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게 제가 사용하고 있는 애플 기기만 해도 한 손으로는 셀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에어팟 프로3를 제외하고는 음향기기 분야에서는 애플을 선택하기가 어렵습니다. 시도를 안 해 본 것은 아니고, 지금도 에어팟 프로3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건 음향기기라기보다는 스마트폰+맥북+아이패드를 오가며 소리를 들려 주는 주변기기에 가깝습니다. 특히나 노이즈캔슬링 성능은 압도적인 느낌까지 줘서 주변 소리를 지워 버리기 위해서 사용하는 편입니다.

그런 저에게 유독 요즘 눈에 띄는 브랜드가 바로 비츠 시리즈입니다. 예전 '비츠 바이 닥터 드레' 시절부터 눈에 밟히긴 했는데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소리가 지나치게 힙합스럽다는 얘기가 많아서 꺼려졌으나 비츠에서 이름에 급기야는 '스튜디오' 라는 단어를 쓰기에 이르렀기 때문에 손이 안 갈 수가 없었습니다. 일단 한 번 '찍먹'했습니다. 애플 비츠 '스튜디오' 버즈 플러스는 어떤 제품인지, 이름값을 할지 알아 보겠습니다.

 

제품 포장

제품 포장은 애플 제품답게 아주 소소합니다. 크기도 작고 단단한 느낌을 줍니다. 제품 개봉 역시 애플스럽습니다. 제품을 개봉하면 가운데 두꺼운 종이를 사이에 두고 이어폰 케이스와 구성품이 등을 대고 있는 게 눈에 띕니다. 이런 포장 스타일은 처음 봅니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총을 들고 대치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부바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이어팁은 총 4종류가 들어 있습니다. L 사이즈와 기본으로 끼워져 있는 M 사이즈의 차이가 좀 큰 게 눈에 띕니다.

이어폰 케이스는 납작한 조약돌 모양입니다. 한손에 쏙 들어 오는 크기는 아닌데 에어팟 시리즈보다 더 낮고, 더 넙적합니다. 

 

이어폰 케이스를 열면 에어팟 콩나물 디자인에서 나물 부분만 똑 떼어낸 모양의 이어폰을 꺼낼 수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자석으로 착착 달라 붙고, 꺼낼 때도 다소 손가락에 힘을 줘야 합니다. 에어팟 시리즈보다 잡는 부분의 면적이 좁고 얄팍해서 잘 안 꺼내집니다. 그리고 끼울 때마다 어느 게 맞는 방향인지 이리저리 돌려가며 맞추게 됩니다. 비츠 스튜디오 버즈 플러스만 쓰면 금방 익숙해지겠지만 에어팟 시리즈와 함께 사용하게 되면 확실히 헷갈리고, 적응이 안 됩니다. 

 

소프트웨어

 

다른 애플 기기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앱은 제공되지 않으며 아이폰 설정에 들어가면 기기 옵션 항목이 활성화되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설치와 페어링은 같은 애플 기기인 만큼 정말 수월하고 직관적입니다. 

 

소프트웨어2

설정 항목을 탭하면 버튼 설정과 노이즈캔슬링 작동 여부 등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애플뮤직 앱에서는 아래에 제품 이미지와 이름이 다른 애플 기기와 마찬가지로 표시가 됩니다. 애플 기기끼리는 이런 깨알 디테일이 있는 게 참 변태같습니다.

 

소리

비츠 스튜디오 버즈 플러스는 이름에 스튜디오가 들어가서 기존 애플의 에어팟 시리즈와는 다른 소리를 들려 줄까 엄청 기대를 했습니다. 제품 설명에도 '풍부하고 몰입도가 높은 사운드', '커스텀 이중 레이어 트랜스듀서 탑재', '몰입감 넘치는 공간음향' 같은 소리를 써 놨길래 혹시나 하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그러나 소리를 들어 보니 얘가 왜 에어팟 프로3보다 저렴한 가격에 팔리는지 바로 알았습니다. 에어팟 프로3가 딱히 소리가 좋은 이어폰은 아님에도 비츠 스튜디오 버즈 플러스는 에어팟 프로3가 하이파이로 들리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소리의 장점

저음의 양이 풍성합니다. 저음이 풍성하지만 부담스럽지는 않습니다. 보컬은 상당히 가깝게 들립니다.

 

소리의 단점

그거 외에는 전부 단점입니다. 일단 소리가 상당히 답답합니다. AAC 코덱의 문제 아니냐 할 수 있지만, AAC 코덱이어도 얼마든지 답답하지 않은 튜닝은 할 수 있습니다. AAC 코덱도 18KHz 이하 영역에서는 다른 고해상도 코덱과 거의 비슷한 전송률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보컬은 상당히 가깝게 들리지만, 그로 인해서 소리의 배음이 잘 들리지 않으면서 공간감도 느끼기 매우 어렵습니다.

그리고 화이트노이즈가 있습니다. 음악을 재생하지 않을 때 노이즈가 계속 들리는데 주변소리듣기 기능 뿐 아니라 노이즈캔슬링을 켜도 그렇습니다. 음악을 안 들을 때 에어팟 프로3처럼 완전한 묵음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건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스튜디오라는 이름이 아깝다는 생각입니다.

 

총평

냉정하게 얘기해서 비츠 스튜디오 버즈 플러스는 좋은 이어폰이 아닙니다. 단지 좋은 음질을 내 주지 않기 때문이 아닙니다. 전체적인 완성도에 있어서 에어팟 시리즈에 비해 상당히 떨어지고, 음질이나 편의성 역시 그렇습니다. 착용감 역시 에어팟 시리즈에 비해 못하고, 노이즈캔슬링 역시 떨어집니다.

에어팟 프로3의 절반 가격에 팔리는 제품이지만, 이 제품은 애플 브랜드가 아니었으면 앞에 1자 없애도 되는 수준의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 만 원 더 보내서 에어팟 4세대 노이즈캔슬링 제품을 구입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